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을 지배하려는 의도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카리브해의 마약 운반선 공격부터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까지 서반구를 그의 외교 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미국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1823년 연두교서에서 밝힌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상호 불간섭을 천명한 ‘먼로 독트린’을 빗대 트럼프가 미주 대륙에 대한 영향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트럼프와 먼로 독트린을 합성한 ‘돈로 독트린’이라고 규정했다.
WSJ은 “19세기 미국 외교의 유물이었던 먼로 독트린이 돌아왔다”며 “먼로 대통령이 외국 열강에게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들여놓지 말라고 경고한 지 200년이 지난 지금 유사한 독트린이 인플루언서 틱톡과 팟캐스트, 기업의 홍보 자료, 백악관 복도에서 표면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청사진으로 재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파나마 운하를 되찾고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 마약 카르텔과 범죄 조직에 맞서 광범위한 대테러 작전을 전개하고, 수십 명을 사망시킨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작전을 승인하고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군사력을 증강했다.
신문은 “먼로 대통령은 유럽 강대국들의 이 지역에 대한 간섭을 막으려 했던 반면 트럼프는 서반구를 미국 본토의 연장선으로 간주하고 적대 세력을 몰아내려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충성심은 보상을 받지만 저항은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모인 수백 명의 장군과 제독들에게 “우리는 서반구의 위협을 물리치는 데 필요한 집중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방문한 국가의 절반이 이 지역에 있다.
트럼프의 외국 개입을 꺼리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도 중남미에 대한 개입에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의 74%, 지난해 트럼프 지지자의 82%가 카리브해 마약 선박 공격을 지지했다.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먼로주의 2.0은 원래 사전 용어에 없었으나 이제 사람들이그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유명 보수 활동가인 찰리 커크는 암살당하기 1주일 전인 9월 3일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미국 본토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우리 반구에서 마침내 군사력을 사용하게 되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커크는 트럼프의 공격 대상이 된 카리브해의 마약 운반선이 러시아 군인보다 미국인의 안전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국방부의 차기 국가방위전략이 이러한 변화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하며, 본토 방위와 라틴 아메리카를 핵심 국가 안보 우선순위로 격상시키고 중요 자원을 국내에 더 가깝게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과 유사한 정책을 추구하는 우익 지도자들에게는 보상했다.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악명 높은 최고 보안 교도소에 250명 이상의 미국인 추방자를 수용하는 대가로 600만 달러를 받았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중간평가격인 의회 선거를 앞두고 2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어 사실상 선거에 개입하며 지원하고 나섰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아메리카 대륙이 북미 대륙에 속한다고 다시 한번 주장하며 신식민주의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트럼프의 ‘돈로주의’를 비판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미국의 마약 밀매범 공습으로 콜롬비아 어부 한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불법 마약 두목”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브라질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기소한 데 대한 보복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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