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면 검토할 것” 20년 간 변하지 않은 ‘말 뿐인’ 재외동포정책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재외동포위원회 임종성 위원장이 LA 위원장이 LA를 방문해 선천적 이중 국적법개정과 서류미비 한인 지원 등 재외동포 사회의 현안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한인 사회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17일 임종성 의원은 LA 한인회를 방문해 한인 사회 현안들에 대해 한인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제임스 안 한인회장과 영 김 이사장 등은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관련 국적법 개정 필요성과 서류미비 한인과 한인 노숙자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 대책 마련을 민주당과 한국 정부측에 요구했다.
제임스 한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서류미비 한인들은 미국과 한국 정부 어느 곳으로 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해 동포들의 후원금으로 한인회가 이들을 지원했다”며 해외 어느 곳에 거주하든 자국민들에게 코로나 지원금을 지급한 미국 정부의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 정치권과 정부의 보다 전행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안 회장은 “LA에 많은 한인 노숙자들이 거리를 전전하고 있는데도 한국 정부는 해외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자국민 지원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종성 의원은 “유학생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해외 거주자들에게 코로나 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서류미비자 지원에 대해서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귀국하면 관련 부처와 협의해 사정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또, 임 의원은 선천적 이중국적 문제에 대해서도 “재외동포들의 현안을 파악하는데 열정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정책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동포 사회 현안들은 지난 20여년간 한인사회가 지속적으로 한국 정부와 정치권에 해결을 요구해왔던 사안들이어서 민주당과 한국 정치권의 문제 해결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간담회 직후 제임스 안 회장은 “지난 10월 세계 한인회장 대회에 참석했을 때도 똑같은 말을 들었다”며 “20년째 현안인 문제들을 이제 와서 무슨 현안을 파악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한인들은 ‘한국 가면 검토해보겠다’는 정치인들의 말을 20년 넘도록 들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임종성 의원은 한인회측에서 모순적인 선천적 이중국적 문제에 대해서 지적하자 국민의힘 등 여야가 합동으로 재외동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순회 간담회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0년이 넘도록 동포사회가 한국 정치권과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을 이제서야 동포사회의 의견수렴을 검토하겠다는식의 자세가 재외동포 정책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인회 관계자는 “의석 180석의 집권 여당 재외동포 위원장이 20년 넘는 현안들에게 대해서 이제서야 ‘동포사회 현안을 파악해보겠다’고 말해 실망했다”며 “재외동포 정책에 관한 한 한국 정치권의 자세는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평통 미주부의장 최광철, 민주평통LA협의회 이승우 회장, 민주평통OC/SD협의회 김동수 회장 등이 동석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