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TI)가 발표한 글로벌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CPI)에서 역대 최저 순위와 최저 점수를 기록했다.
10일 CNN에 따르면 미국은 CPI 2025에서 182개국 가운데 29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한 계단 하락한 순위로, 미국이 CPI 평가에서 기록한 최저 순위다. 점수 역시 64점(100점 만점)으로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은 이번 순위에서 바하마와 공동 29위를 기록했으며, 리투아니아(28위), 바베이도스(24위), 우루과이(17위)보다 낮았다. 미국의 CPI 순위는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부패 인식 악화 배경으로 기업 해외 뇌물 수사 중단, 외국대리인등록법 집행 축소 등 공공 부문 부패 대응 역량이 약화된 점을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제도적 견제 장치 약화와 정치적 보복성 조치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마이라 마르티니 국제투명성기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미국의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 같은 하락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2025년의 변화가 아직 지수에 완전히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독립적 목소리를 겨냥한 조치와 사법부 독립을 약화하는 움직임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고 밝혔다. 해외부패방지법(FCPA) 집행 약화와 해외 시민사회 지원 축소 역시 글로벌 반부패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민주주의 국가 전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CNN은 캐나다와 영국 등 주요 민주국가에서도 부패 인식 지표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점수 70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순위는 20위를 유지했다.
전 세계 평균 CPI 점수는 42점으로, 1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대다수 국가가 부패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별로는 덴마크가 89점으로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핀란드와 싱가포르가 각각 2·3위에 올랐다. 다만 국제투명성기구는 공공 부문 평가라는 CPI 특성상, 고득점 국가라도 민간 부문 부패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