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시민권 포기 수수료를 대폭 인하했다. 기존 2,350달러였던 비용이 450달러로 낮아지면서 약 8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국무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식 정책 변경에 따른 것으로, 그동안 과도하게 높다는 비판을 받아온 시민권 포기 비용 구조를 전면 수정한 것이다.
국무부는 발표문에서 “시민권 포기 절차는 행정 서비스 비용을 반영해야 하지만, 기존 수수료는 실제 처리 비용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며 “접근성을 개선하고 과도한 경제적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수수료를 재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해외 거주 미국인들의 집단 소송이 있었다. 원고 측은 기존 2,350달러 수수료가 사실상 시민권 포기를 어렵게 만드는 ‘징벌적 비용’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이중과세 문제와 금융 규제 부담을 이유로 시민권 포기를 고려하는 해외 거주자들에게 과도한 금액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시민권 포기 수수료를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일부 해외 거주 미국인들은 시민권 포기 자체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번 수수료 인하로 인해 시민권 포기 절차를 고려하는 해외 미국인들의 움직임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용이 낮아졌다고 해서 실제 포기 건수가 급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세금 문제, 국적 선택, 향후 비자 제한 등 복합적인 요소가 여전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민권 포기 절차는 미국 시민권 및 이민서비스국이 아닌 국무부 영사 서비스를 통해 진행되며, 해외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최종적으로 처리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수수료 조정을 넘어, 미국 정부가 해외 거주 자국민 정책에서 일정 부분 현실적인 조정을 시작했다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김상목 기자>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