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자들을 노린 사기 수법이 갈수록 대담해지면서 이제는 ‘가짜 이민법원’과 ‘가짜 판사’까지 등장하는 충격적인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5일 ABC 방송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단속 기조 속에서 이민자들의 불안 심리를 악용한 조직적 사기가 미국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사기 조직은 실제 법원처럼 꾸민 화상 재판까지 연출하며 피해자들을 속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과테말라 출신 여성 에디스는 남편이 이민당국에 체포된 뒤 SNS를 통해 소개받은 한 여성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여성은 자신을 플로리다 기반 이민변호사라고 소개하며 “남편을 석방하려면 추가 서류와 보석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에디스는 차량까지 팔아가며 수백달러에서 수천달러에 이르는 돈을 계속 송금했다. 그녀는 USCIS(이민국) 문서처럼 보이는 서류까지 전달받았고 실제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남편의 첫 이민재판 화상 심리 당일, 해당 여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판사는 “그 변호사는 법원 등록 자체가 되어 있지 않다”며 사기 가능성을 경고했고, 에디스는 결국 평생 모은 1만달러 이상을 잃은 사실을 알게 됐다.
문제는 이런 사건이 단순 개인 사기 수준을 넘어 조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ABC는 최근 일부 사기 조직이 AI 기술과 화상회의 플랫폼까지 동원해 가짜 이민법원 심리를 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기범들은 판사 가운과 경찰 제복을 입고 등장하며 연방기관 문서처럼 꾸민 위조 서류를 피해자들에게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방 법무부는 지난 2월 뉴욕에서 가짜 이민법원과 가짜 로펌을 운영한 혐의로 5명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CM Bufete De Abogados Consultoria Migratoria”라는 허위 로펌을 만들어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화상회의로 가짜 망명 인터뷰와 가짜 이민재판을 진행했고, 일부는 판사 가운을 입고 CBP·USCIS 직원이나 이민변호사인 것처럼 연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경에는 정부기관 로고와 성조기까지 등장했다.
더 심각한 것은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가 “이민 문제가 해결됐다”는 거짓말을 믿고 실제 이민법원 출석을 놓쳤다는 점이다. 검찰은 최소 한 명의 피해자가 실제 추방 명령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DHS)는 최근 “ICE나 USCIS 직원을 사칭해 돈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경고에 나섰다. DHS는 “정부기관은 갑자기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지 않으며 기프트카드나 암호화폐 결제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SNS에서 접근하는 이민 서비스 ▲사건 결과를 100% 보장하는 광고 ▲현금·Zelle·Cash App 송금 요구 ▲화상회의로 진행되는 ‘비공식 법원 심리’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