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텍사스대학교 휴스턴 건강과학센터의 비만 전문의 마이클 야피 박사는 최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CO)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야피 박사는 모나리자의 실제 모델인 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상류층 여성 ‘리사 델 조콘도’의 신체적 특징을 분석했다. 그는 “그림 속 여성은 체지방률이 높은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며, 이와 함께 갑상샘 기능 저하증을 앓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야피 박사는 모나리자의 불균형한 피부 톤과 손등에 나타난 작은 덩어리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신체적 징후들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은 상태였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의 환자를 직접 검진한 것이 아닌 만큼, 작품에 나타난 시각적 단서를 바탕으로 한 추론이라고 했다.
동시에 이를 의학적으로 확대해석 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로 보아야 한다는 시각도 제시됐다. 야피 박사는 “가장 타당한 설명은 출산 이후 일시적으로 체중이 증가했다고 보는 것”이라며 “초상화가 제작될 당시 그녀는 이미 네 명의 자녀를 둔 어머니였다”고 짚었다.
이번 연구는 비만을 바라보는 시대적 기준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현대 사회에서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르네상스 시대에는 부와 권력, 사회적 상류층을 상징하는 긍정적인 지표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음악가인 바흐와 헨델 역시 당대의 초상화에서 과체중 체형으로 묘사되었으며, 이들이 노년에 겪은 시력 상실은 제2형 당뇨병의 합병증이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피 박사는 “과거에는 왕실이나 종교계, 상류층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인물들을 풍채 좋게 묘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야피 박사는 현대 의학 기술의 발전이 미래 예술 작품의 경향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체중 감량 약물(위고비 등)의 영향으로, 향후 제작될 초상화 속 인물들의 얼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약물 투여로 인해 얼굴의 뺨이나 관자놀이 등의 지방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다소 피곤해 보이는 인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만약 파블로 피카소가 현대에 활동했다면, 이렇게 바뀐 현대인들의 특징을 자신의 입체파 화풍으로 포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