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연루된 총격으로 26세 콜롬비아 남성이 숨지면서 미국 사회에 또다시 충격을 안겼다. 특히 숨진 남성은 애초 ICE가 체포하려던 대상이 아닌 합법 이민자였던 것으로 확인돼 ‘오인 단속’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3일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메인주 비디퍼드(Biddeford) 풀 스트리트(Pool Street)에서 ICE 단속 과정 중 총격이 발생해 1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숨진 남성은 미국에서 합법적인 취업 허가를 받고 거주하던 26세 콜롬비아 국적자로 알려졌다. 그는 아내와 어린 딸을 둔 가장으로, 사건 당시 출근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을 주는 이유는 사망자가 애초 ICE가 체포하려던 인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메인주의 무소속 연방상원의원 앵거스 킹은 국토안보부(DHS)로부터 처음에는 “사망자가 체포영장 집행 대상”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DHS가 다시 연락해 “숨진 남성은 영장의 대상자가 아니었다”고 정정했다고 공개했다.
결국 연방 당국이 단속 과정에서 엉뚱한 사람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ICE의 신원 확인 절차와 무력 사용 기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ICE는 당시 차량이 요원을 향해 돌진해 위협을 가했고, 이에 요원이 총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목격자들은 차량이 도주하려던 상황이었을 뿐이라며 정부 설명과 다른 증언을 내놓고 있다.
사건 당시 현장을 촬영한 일부 영상에는 총격 직후 부상당한 남성이 “멈추려고 했다(I tried to stop)”고 말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당시 ICE 요원들은 바디캠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향후 진상 규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메인주 경찰과 공공안전국, 연방수사국(FBI), 메인주 검찰총장실, 검시관실, DHS 감찰관실 등이 공동으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현지 이민자 권리단체 프로젝트 릴리프(Project Relief)는 숨진 남성을 자신들이 지원하던 지역사회 구성원이라고 밝히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메인 이민자권리연합도 피해자가 합법적인 취업 허가를 받은 이민자였다고 확인했다.
사건 직후 시민 수백 명은 비디퍼드 메커닉스 공원과 시내 곳곳에서 집회를 열고 “ICE를 규탄한다”, “진실을 밝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일 텍사스 휴스턴에서 ICE 요원이 멕시코 출신 이민자 로렌소 살가도 아라우호를 총격으로 사살한 지 불과 엿새 만에 발생했다.
당시에도 ICE는 “차량이 요원을 향해 돌진했다”고 주장했지만 목격자들과 유족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과잉 대응이라고 반발했다.
잇따른 치명적 총격에 더해 이번에는 체포 대상도 아닌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 과정에서 ICE의 무력 사용과 신원 확인 절차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