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프로그램인 SNAP(푸드스탬프) 수혜자가 급감한 가운데, 감소한 수혜자 중 상당수가 아동인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는 지난 17일 보도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연방 예산조정법 시행 이후 최소 77만6,000명 이상의 아동이 SNAP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SNAP 참여자 연령 통계를 공개하는 12개 주를 분석한 결과, 수혜 자격을 잃은 167만11명 가운데 77만6,134명(46%)이 18세 미만 아동이었다.
연방 농무부(USDA) 통계에서도 SNAP 수혜자는 2025년 2월 4,210만명 수준에서 2026년 2월 3,780만명으로 줄어들어 전국적으로 약 430만명이 프로그램에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은 지난해 법안 심의 과정에서 SNAP 개편이 취약계층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연방 하원 농업위원장인 글렌 톰슨(공화·펜실베이니아) 의원은 당시 “개혁을 통해 프로그램의 건전성을 회복하고 어린이를 포함한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스티 존슨(공화·사우스다코타) 의원 역시 “임산부와 어린 자녀를 둔 가정, 장애인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시행 이후 결과는 달랐다.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애리조나는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2025년 7월 이후 SNAP 혜택을 받던 아동 20만5,223명이 프로그램에서 제외되면서 아동 수혜자가 무려 55% 감소했다. 루이지애나 역시 아동 수혜자가 2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아동이 직접적인 감축 대상은 아니었지만 강화된 행정 절차와 자격 심사, 인력 부족 등이 저소득 가정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당파 정책연구기관인 예산정책우선센터(CBPP)의 케이티 버그 선임정책분석가는 프로퍼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정책 변화의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입고 있다”며 “가족들이 행정 시스템의 틈새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사추세츠주의 경우 SNAP 신청자 상담 전화를 걸고도 담당 직원과 연결되지 못한 비율이 지난해 11월 61%에서 올해 3월 81%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USDA는 “어린이를 포함한 가장 취약한 계층을 위한 자원 부족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현상을 사실상의 복지 축소라고 비판하고 있다.
짐 맥거번(민주·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은 최근 연방의회 청문회에서 “12개 주에서만 70만명 이상의 아동이 혜택을 잃었다면 전국 규모는 수백만명에 이를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아동 빈곤 및 영양 전문가들은 SNAP 축소가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매사추세츠대학의 아동 기아 연구자인 마리아나 칠턴 교수는 “어린 시절의 영양 결핍은 평생 건강과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친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미래의 공중보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애리조나주 최대 푸드뱅크인 세인트 메리스 푸드뱅크(St. Mary’s Food Bank)는 올해 식량 지원 수요가 15%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추가로 약 30만 건의 방문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프로퍼블리카는 “트럼프 행정부의 SNAP 개편이 근로 요건 강화와 행정 부담 증가를 통해 프로그램 규모를 축소하는 효과를 내고 있으며, 그 여파가 저소득층 아동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