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일부 대표적인 텍스멕스(Tex-Mex) 외식 체인이 잇따라 문을 닫는 가운데, 한국식 바비큐(Korean BBQ)는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세력을 넓히며 미국 외식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텍스멕스의 쇠퇴”로 해석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의 외식 경험이 다양해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폭스뉴스는 지난 달 23일 시카고 소재 외식 컨설팅업체 테크노믹(Technomic)의 전략적 파트너십 총괄인 데이비드 헨크스의 분석을 인용해 한국 바비큐가 미국 외식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헨크스는 “텍스멕스는 오랫동안 미국인의 대표적인 컴포트 푸드로 자리 잡아 왔다”며 “강렬한 맛과 함께 나눠 먹기 좋고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그는 “한국 바비큐는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체험형 외식 문화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K팝의 세계적인 인기와 SNS에서 공유하기 좋은 콘텐츠, 강렬한 아시아 음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외식업계에서는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텍스멕스 체인인 ‘온 더 보더(On the Border)’는 지난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휴스턴의 파파스 레스토랑(Pappas Restaurants)에 인수됐지만, 메뉴 개편과 브랜드 리뉴얼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부분의 직영점을 폐쇄했다. 일부 가맹점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미시간주 포티지에서는 폐업한 ‘모스 사우스웨스트 그릴(Moe’s Southwest Grill)’ 자리에 한국식 바비큐 덮밥 브랜드 ‘K-upBop Laboratory’가 들어섰다.
이 같은 변화는 휴스턴, 샌안토니오, 올랜도, 탬파, 마이애미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는 지난해 미국 내 한국 음식점 수가 1년 사이 10% 증가했다고 발표하며 한국 음식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인텔로(DataIntelo)는 글로벌 한국 바비큐 시장 규모가 2025년 68억 달러에서 2034년에는 132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인텔로는 “한국 바비큐는 손님들이 직접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독특한 외식 방식으로 기존 레스토랑과 차별화된다”며 “특히 체험 중심 소비를 선호하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높은 관심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장 배경에 한류(K-Wave)의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한국 음식뿐 아니라 K팝, 영화, 화장품, 패션 등 한국 문화 전반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식 바비큐 역시 자연스럽게 미국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외식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KPOT 등 한국식 바비큐·핫팟 체인이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며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헨크스는 “한국 바비큐가 텍스멕스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소비자들이 이제는 이탈리안, 멕시칸, 중식이라는 기존 ‘빅3’ 외에도 새로운 글로벌 음식을 경험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한국 음식과 다양한 아시아 음식이 그 수혜를 받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온 더 보더나 모스처럼 어려움을 겪는 브랜드들은 한국 음식 때문이 아니라 캐주얼 다이닝 업계 전반의 침체와 개별 기업의 경영 문제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외식업계는 패스트캐주얼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전통적인 캐주얼 다이닝은 소비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의 ‘2026 푸드 트렌드 보고서’ 역시 소비자들이 익숙한 음식에 세계적인 풍미와 새로운 경험을 더한 메뉴를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폭스뉴스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텍스멕스와 한국 바비큐가 경쟁 관계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수요를 충족시키며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 전체 음식점의 약 11%가 멕시코 음식을 판매하고 있어 텍스멕스 역시 여전히 미국 외식시장의 핵심 장르로 자리하고 있다.
스시뉴스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