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뉴욕경찰이 체포할 수 있는지 뉴욕시가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을 집행할 권한이 있는지 검토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ICC 영장을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19일(현지시간) 맘다니 시장이 18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팟캐스트 ‘디 인터뷰’에서 체포 권한을 놓고 뉴욕시 법률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맘다니 시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있어야 할 곳은 네덜란드 헤이그”라며 그를 “전쟁범죄자”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의 행위를 보면 많은 사람이 같은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관할하는 뉴욕경찰(NYPD)에 외국 정상을 구금하도록 명령할 권한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뉴욕시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가능한 조치를 취하겠지만, 체포를 위해 법을 자의적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CC는 2024년 11월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서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삼고 살인·박해·비인도적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ICC 체포영장은 피의자의 신병 확보를 명령한 것으로, 재판을 거쳐 유죄를 확정한 판결은 아니다.
맘다니 시장은 지난해 뉴욕시장 선거운동 당시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을 방문하면 NYPD에 체포를 지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집단학살로 규정했다. 한편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도 “끔찍한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NYT가 인용한 법률 전문가들은 뉴욕시가 네타냐후 총리를 체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ICC 설립조약인 로마규정의 당사국이 아니어서 ICC 영장을 미국 내에서 집행할 의무가 없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정부 대표로 유엔총회에 참석한다면 또 다른 법적 장벽도 있다. 미국이 가입한 유엔 특권·면제협약은 회원국 대표가 유엔 회의 참석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 체포되거나 구금되지 않을 특권을 보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 ICC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재판소 관계자들에게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최근 ICC가 ‘이른바 국제법’을 무기로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재판소를 “해체하겠다”고 공언했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뉴욕 WA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맘다니 시장이 제기한 체포 가능성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맘다니 시장이 하마스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맘다니 시장은 이를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맘다니 시장을 겨냥해 “그는 테러 세력의 편”이라며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증오하는 사람들은 결국 미국도 증오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인 맘다니가 뉴욕에서 확산하는 반유대주의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맘다니 시장은 뉴욕시 증오범죄 대응 조직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며 반박했다.
다논 대사는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을 방문해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미국이 ICC 로마규정 당사국이 아니라며 맘다니 시장의 체포 검토를 “순전한 정치쇼”라고 일축했다.
맘다니 시장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다”며 “ICC가 현직 총리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사실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뉴욕시장으로서 뉴욕시 법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맘다니 시장의 입장은 이제 민주당에서도 소수 의견에 머물지 않고 있다. 그는 가자전쟁이 미국 전역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바꾸고 있다며 “미국이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펴온 정책만큼 파탄 난 정책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 하원은 지난 15일 대이스라엘 안보 지원 예산 33억달러(약 4조9000억원)를 삭제하는 수정안을 104대 314로 부결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212명 중 103명이 수정안에 찬성했다. 수정안은 부결됐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균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 표결이었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