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에이 스타디움 입구에 아주 크게 걸려 있던 소리아노와 조 아델의 사진이 없어졌다. 리틀리그 시절 선수들의 사진에서 오하피의 사진도 사라지고, 클럽하우스는 새로 들어온 선수들로 완전히 뒤죽박죽이다. 가운데 골프 퍼터도 없어졌다. 주로 수터의 아들들이 놀곤 했는데. 선수들의 용품을 담당하는 마이크는 시즌 중에 이렇게 큰 이동이 있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틀 전부터 나와 선수들의 라커를 새로 다 세팅했다고 했다.

트라웃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도 본인의 루틴에 여념이 없다. 아무도 없는 그라운드에서 코치와 외야 수비 연습에 열심이다. 왜 선수들도 코치도 감독도 모두들 트라웃에 대해선 칭찬일색인지를 증명해주는 모습이다. 모두가 미팅에 참여한 가운데 오늘 선발투수인 데트머는 여전히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매번 같은 자리 가죽 소파 그 자리에 깊숙이 앉아 있다.
“일곱 명이 빠졌으니까요. 그 자리를 채워야 하니 다르긴 합니다. 미래를 위해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길 바랍니다. 데드라인은 매년 오고 선수들은 오고 갑니다. 그래도 쉬워지지는 않아요.” 데트머의 말이다.
덕아웃으로 가는 길에 에인절스 트래비스 다노를 닮은 파비안과 인사를 하고, 그래도 네 형은 트레이드가 안 되어 다행이라는 농담을 건넸다.
내일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 행사가 있는데, 오늘부터 한국에서 온 KiiiKiii라는 K-POP 그룹이 등장해 그라운드 분위기를 환하게 바꾸었다. 얼마 전 다시 콜업되어 올라온 션 앤더슨이 KBO 이력이 있어 사진을 찍으며 그런 말을 주고받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7회초 메클러의 수비가 이날의 백미였다. 시거가 오른쪽 담장을 넘길 타구를 날렸으나 메클러가 빠른 발로 끝까지 쫓아가 담장 바로 밑에서 기다렸다가 점프해 걷어냈다. 감독은 “그건 정말 컸습니다. 공격에서도 우리 팀의 불꽃 역할을 하고 있어요. 좌익과 우익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것도 플러스입니다”라고 평가했다.
데트머는 트레이드 중심에 있어 다른 팀으로 가게되는 줄 알았지만, 오늘 다시 빅에이 마운드에 담담하게 섰다. “평소와 다르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또 하나의 경기였어요. 팀이 이길 수 있는 위치에 놓으려 했을 뿐입니다. 물론 홈 관중 앞에서 던질 때는 늘 조금 더 에너지가 있죠.”
감독의 평가도 같았다. “오늘은 훨씬 예리하고 날카로웠습니다. 체인지업이 좋았고, 패스트볼의 힘과 브레이킹볼의 각도가 전보다 나아졌어요.”
경기는 1-4 패배였다. 1회 트라웃의 홈런으로 얻은 한 점이 전부였고, 9회까지 1-1로 팽팽하다가 10회에 3점을 내주며 끝났다.

문제는 언제나 타선이다. 데트머가 잘 던지는 날은 공격이 되지 않는다. 오늘만의 일이 아니라 올 시즌 내내 반복되어온 패턴이다. 최근 한 달 리그 최소 득점에 대해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부진에 빠지면 조급해지고 자기답지 않은 걸 하게 됩니다. 저도 겪어봤고 저 안의 선수들도 다 겪어봤어요. 너무 많이 하려 들면 안 됩니다. 세게 밀어붙일수록 더 힘들어져요. 경기를 조금 단순하게 만들고, 접근법을 갖고 계획을 지키면서 그날그날 부딪쳐 나가야 합니다.”
석승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