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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러시아 전승 기념비’에 반발…러 “승전국에 지시해선 안 돼”

"日 국화·욱일기 아래서 침략행위 자행…韓·中 등 기억하고 있어"

2026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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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지난 4일(현지시간) 하바롭스크 콤소몰스카야 광장의 청소년 레저센터 앞에 소련 병사 형상 전승기념비를 세웠다 사진은 일본 상징 국화가 새겨진 ‘국경표지판’을 소총 개머리판으로 부수는 모습. (사진 =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갈무리)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일본 정부가 러시아에 하바롭스크에 설치된 대일전승기념비 철거를 요구한 것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에 지시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식 명칭이 ‘동방의 승리(Победа на Востоке)’ 기념비인 대일전승기념비는 일본을 상징하는 국화 문장이 새겨진 표석을 소련군 병사가 소총 개머리판으로 내리쳐 파괴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지난 4일 러시아군사역사협회(RVIO)가 하바롭스크 지방정부와 함께 제막식을 개최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메딘스키 보좌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하바롭스크 대일전승기념비 사진을 공유한 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에게 자국 영토에 어떤 기념비를 세워야 하는지, 또 그 기념비에 무엇을 묘사해야 하는지를 지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라리 침묵했어야 했다. 역사의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텔레그램에 공유한 개인 홈페이지 게시물 ‘하바롭스크 기념비와 일본 국화 문장, 그리고 역사적 기억에 관해’에서 “일본은 침략 행위를 ‘왕실 국화 문장’과 ‘욱일기’ 아래에서 벌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두 상징이 파시스트의 하켄크로이츠처럼 국제적으로 금지되지 않은 것은 단지 우연 때문이었거나 승전국들의 피로감 때문이었거나, 어쩌면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의 관용 때문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 깃발과 국화 문장을 중국에서는 잘 기억하고 있다”며 “중국은 1931년부터 일본 침략자들과 끊임없이 싸웠고 수천만명의 목숨을 잃었다. 이 문제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진정한 분노는 우연이 아니다. 참고로 이 깃발은 지금도 일본 군대의 군기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에서도 남과 북 모두 이를 기억하고 있다. 일본에 의해 노동력으로 끌려간 한국인들의 후손들이 기억하고 있다”며 “조금만 불복종해도 일본군에 살해당했던 필리핀인들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인도적 의학 실험과 생물무기 시험의 희생자 후손들도 기억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인과 말레이시아인, 체계적인 탄압 과정에서 수만 명의 주민이 살해된 싱가포르의 주민들도 기억하고 있다”고도 상기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일본인 자신들도 이를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러시아군사역사협회가 하바롭스크 지방정부와 함께 세운 동방의 승리 기념비는 선이 악을 이긴 승리를 상징한다”며 “좋고 필요한 기념비이며 정확히 있어야 할 곳에 세워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1945년 이 도시에는 알렉산드르 바실렙스키 원수가 지휘하는 극동지역 소련군 사령부가 자리하고 있었다”며 “바로 이곳에서 만주와 한반도에서 쿠릴열도와 사할린에 이르기까지 우리 3개 전선의 작전이 조정됐다”고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5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국화 문장은 일본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며 “이를 파괴하는 모습을 담은 기념비를 설치한 것은 일본 국민의 감정을 고려할 때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이 메시지를 일본어뿐 아니라 러시아어로도 게시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별도 성명을 내고 이번 기념비는 일본과 관계에 “건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화 문장의 파괴를 표현한 기념비가 일본 국민 정서 측면에서도 용납할 수 없으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러시아 측에 기념비 설치 중단과 철거를 강력히 요청했지만 러시아 측은 일본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 4개 섬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영유권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른바 북방영토 가운데 한 섬을 방문하면서 일본 정부가 항의하기도 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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