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두 달 앞두고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격차가 불과 0.42%포인트까지 좁혀지면서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10.58%가 경영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목표로 막바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마일리지 통합안을 최종 승인받았으며, 다음 달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예약·항공권 정보를 대한항공으로 이전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통합 항공사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처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은 2020년 11월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현재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한 4대 주주다.
당시 산업은행의 자금 투입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는 동시에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던 조원태 회장에게 사실상 우호 세력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최근 호반그룹의 공격적인 지분 매집이다.
호반그룹은 호반건설과 호반호텔앤리조트, 호반산업 등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여 보유 지분율을 20.15%까지 끌어올렸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20.57%에 불과 0.42%포인트 뒤진 수준이다.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이지만, 항공업계에서는 경영권 확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 지분이 호반그룹 측에 넘어갈 경우 지분 경쟁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조 회장 측에는 델타항공 등 우호 주주들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조 회장 측과 우호 지분을 합산하면 약 42.28%에 달해 산업은행 지분 전량을 호반그룹이 인수하더라도 약 11.5%포인트의 격차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은행은 현재로서는 지분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에 “당초 투자 목적이었던 항공산업 재편을 아직 달성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매각 시기와 방식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 산업은행이 공적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10.58%의 지분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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