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일본에서 미국을 세계 평화의 최대 위협으로 보는 국민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인 4명 중 1명 이상이 미국을 세계 평화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82.5%에 달했다.
특히 미국을 위협 국가로 꼽은 비율이 러시아를 크게 앞지르면서, 일본 사회에서 미국에 대한 불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지지통신이 11일 보도한 공익재단법인 신문통신조사회의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국가로 미국을 선택한 응답자는 26.8%로 집계됐다. 지난해 17.5%보다 9.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2024년에는 미국을 지목한 응답이 6.6%에 불과했다. 불과 2년 만에 20.2%포인트 상승하면서 미국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4배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다.
조사에서 중국은 32.5%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8.2%포인트 상승하면서 러시아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반면 그동안 세계 평화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됐던 러시아는 18.3%로 3위로 밀려났다. 미국을 선택한 응답률이 러시아보다 8.5%포인트 높았다.
북한은 9.1%로 4위를 유지했고, 이란은 1.9%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본 국민의 부정적 인식은 더욱 뚜렷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거나 ‘어느 쪽이냐 하면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은 82.5%였다. 지난해보다 3.1%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명확하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지난해 23.3%에서 올해 35%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13.2%에 그쳤다.
신문통신조회 조사 담당자는 지지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미국을 세계 평화의 위협으로 인식하는 여론이 확대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군사·안보 동맹국인 일본에서 미국을 러시아보다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는 응답이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가 미일동맹 자체에 대한 반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적 영향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의 대만 무력 사용 가능성에 대한 일본 국민의 우려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대만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위기감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76.7%였다. 이 가운데 23.2%는 ‘매우 위기감을 느낀다’, 53.5%는 ‘어느 정도 위기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7일부터 8월 16일까지 일본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원이 직접 방문해 설문지를 전달하고 응답자가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실제 응답자는 2,676명으로 응답률은 53.5%였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11일 같은 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미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80%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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