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7,000보만 걸어도 사망 위험 47% 낮아져…걷는 양보다 운동 강도도 중요
건강을 유지하려면 하루 1만 보를 걸어야 한다는 오랜 상식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만 보라는 기준은 의학 연구가 아니라 1960년대 만보기 판매를 위한 광고에서 시작됐으며, 실제 건강 효과는 그보다 적은 걸음 수에서도 충분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 운동생리학 전문가와 대규모 연구 결과를 인용해 하루 1만 보를 반드시 채워야 건강해진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이스트런던대학교의 임상운동생리학 전문가 잭 맥나마라 수석강사는 하루 1만 보라는 숫자가 1960년대 만보기 마케팅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기억하기 쉬운 숫자가 대중적으로 확산됐을 뿐, 1만 보를 건강의 기준으로 삼을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많이 걷는 것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걷기는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일부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걸음 수가 늘어나는 만큼 건강 효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맥나마라 강사는 하루 2,000보 정도 걷던 사람이 4,000보로 활동량을 늘리면 건강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만, 8,000보에서 1만 보 또는 1만 보에서 1만2,000보로 늘렸을 때 얻는 추가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5년 의학 학술지 ‘랜싯 공중보건'(The Lancet Public Health)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진이 57개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하루 7,000보를 걷는 사람은 2,000보를 걷는 사람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47% 낮았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25%, 치매 위험은 38%, 암 사망 위험은 37%, 우울 증상 위험은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관찰연구에서 확인된 연관성으로, 걷기 자체가 해당 위험을 그만큼 직접 감소시킨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걸음 수에 집착하기보다 운동 강도와 생활 습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충분히 걷고 있다면 무조건 걸음 수를 늘리기보다 빠르게 걷기, 오르막길 걷기, 달리기, 수영 등 호흡이 빨라지는 운동을 병행하는 편이 건강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하루 목표인 1만 보를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루에 정확히 몇 보를 걸었느냐가 아니라,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의 체력에 맞춰 꾸준히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