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의 절반가량을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둘러싼 외교 갈등으로 대사를 본국에 소환한 데 이어 공관 인력까지 대폭 줄이면서 양국 관계의 긴장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서울신문과 뉴스1, 뉴스핌 등 한국 매체들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 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요구에 충분히 응하지 않고 있다며 공관원 일부 철수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조치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측의 전향적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친 공습 위협과 공관원 안전 문제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한 데 이은 추가적인 외교적 항의 조치다. 우크라이나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사 소환에 이어 현지 외교 인력까지 감축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 기조를 보여준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 9월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투입됐다가 포로가 된 북한군 병사 2명을 한국으로 송환했다고 공개했다.
한국 정부는 포로 본인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의 안전 등을 고려해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이 이를 일방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그런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며 맞섰다.
한국 정부는 지난 9월 2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하고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후 박기창 대사까지 소환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지난 18일 폴란드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지완 주우크라이나 대사대리는 양국이 송환 사실을 최대한 오래 비공개로 유지하자는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여전히 한국 정부의 요구에 선을 긋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이번 논란을 이미 종결된 사안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철수로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의 외교 업무도 상당 부분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윤지완 대사대리가 현지에 남아 최소한의 외교 채널을 유지하고, 영사 담당 직원들도 전원 잔류한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약 85명의 한국 교민이 체류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대피 의사를 다시 확인하고 희망자들의 출국을 지원할 계획이다. 공관원의 구체적인 철수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측의 명확한 설명과 사과, 재발 방지 약속이 있어야 공관 인력의 복귀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전후 재건 지원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대사 소환에 이어 공관 인력 절반 철수라는 추가 조치까지 결정하면서 양국의 외교적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핵심 쟁점인 북한군 포로 송환의 비공개 합의 여부와 사과 문제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해 관계 회복을 위한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