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주말인 7일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항에 대한 크루즈 미사일 공습과 마리우폴에 대한 포격을 계속하면서 2차대전 승전기념일인 9일에 앞서 막바지 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 대통령은 마리우폴에 갇혀 있던 여성과 어린이들이 모두 피난했지만 군인과 전사들은 아직 남아있다며 화요일인 10일까지 모든 지역에 대한 공습경보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11주째 예상외의 완강한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은 흑해에 산재한 러시아군의 주요 기지를 전쟁 초기에 초토화시키거나 장악해 저항의 상징으로 삼았다.
서방측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방위군이 현재 전국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부근의 일부 탈환에 성공했지만, 그 때문에 이 곳은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의 타깃이 되어 있다고 전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의 유럽 전쟁으로 확대된 이번 전쟁은 수 천명의 인명을 빼앗아가고 수 백만명의 피난민을 만들었다. 이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누구도 한 발 물러설 수 없는 보복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은 최근 양측이 서로 영토를 주장하며 격전을 벌여 왔고, 러시아는 2014년부터 러시아측 분리주의자들을 부추겨 내전을 벌여온 돈바스 공업지역에 공격을 집중하고 있다.
7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해안을 점령해서 우크라이나를 바다로부터 단절시키려는 작전으로 오데사 항에 대한 공군기의 크루즈 미사일 폭격을 강화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쉴 새 없이 공습경보를 울리면서 10일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주민들에게 이에 따르라고 경고하고 있다.
AP통신이 입수한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흑해를 지배하기 위한 러시아의 공격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점령한 흑해의 스네이크 (뱀) 섬을 타깃으로 반격을 가해, 이 곳에서는 쉴새 없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Demilitarization of the infrastructure of the Armed Forces of Ukraine in Odessa. pic.twitter.com/lrivKjOqYZ
— Nishtiblue (@Nishtiblue) May 7, 2022
플래닛 랩 PBS가 7일 새벽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이 섬의 건물들 대부분이 파괴된 것들이 보인다. 섬 북부 해안에 있는 러시아 해군의 세르나급 대형 상륙정도 공격을 당한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군이 촬영한 동영상에도 드론기가 러시아 함정을 폭격해 불길에 휩싸인 모습이 담겼다.
스네이크섬은 해안에서 35km떨어진 섬으로 러 침공 초기에 러시아군의 항복 명령에 우크라이나 국경 방위군이 현란한 욕설로 대응해 유명해진 곳이다.
구 소련시대 우크라이나의 첫 수도였던 하르키우는 전쟁전 인구가 400만이었던 큰 도시지만 지금은 러시아군의 최대 폭격 목표가 되어 있다.
러시아 국방부의 이골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7일 러시아가 이 곳의 미국 등 서방국가가 보낸 엄청난 양의 무기들을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파괴했다고 밝혔지만 , AP는 아직 발표의 진위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미사일은 하르키우에 있는 국립박물관을 파괴했다고 시 의회가 발표했다. 이 곳은 18세기 철학자이자 시인인 그레고리 스코보로다의 생애와 작품을 위해 헌정된 박물관이었지만, 이 날 불길에 휩싸인 광경이 페이스북에 사진으로 올라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박물관과 오데사에 대한 러시아 군의 폭격에 분노하면서 ” 이들 도시의 거리 하나하나가 기념물이며, 역사적 유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문화유적지와 문화유산 무려 200여 곳을 완전히 파괴하거나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군은 매일 매일 우리의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는 어떤 짓을 저지른다. 하지만 그 다음날에는 또 새로운 방식으로 똑같은 느낌을 갖게 만드는 또 다른 일을 벌인다”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