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도 독립 투표를 계획하고 있다고 우크라니아 측이 밝혔다.
페트르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옵서버 인터뷰에서 “투표소가 설치됐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도 “주민투표가 이르면 15일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이 주민투표를 준비 중이고, 심지어 내일 실시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몇 가지 갖고 있지만 이것이 사실인지는 아직 모른다”며 “그러나 우리는 마리우폴의 교육 및 은행 등이 러시아 시스템으로 통합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옛소련 국가 조지아에서 분리 독립을 선포한 친러 성향의 남오세티야가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나온 것이다. 남오세티야 정부는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아나톨리 비빌로프 대통령이 어제 투표를 위한 법령에 서명했다”며 “오는 7월17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지아는 남오세티야의 분리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름반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도시들을 강제 병합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들 지역을 군사력으로 장악한 뒤 친러 자치정부를 세우고 독립 투표를 실시한 뒤 러시아가 병합 요청을 승인하는 방식이다.
동부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 친러 지역에 이어 현재 남부 헤르손 등을 장악하고 이들 지역을 식민지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초기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던 마리우폴도 현재 대부분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간 상태다. 최후의 항전지가 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선 우크라이나군 수백 명이 남아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부상을 입었고 오랜 봉쇄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
한편 이 제철소에 남은 우크라이나군의 가족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이어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구출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호소했다.
한 가족은 CNN에 “우리 아이들이 지옥에 남아 있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국제사회에 이들을 구출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150만 명의 성명을 받았고 이미 모두에게 요청했다. 이젠 시 주석만 남았다”며 “시 주석이 이 전쟁에서 평화의 중재자가 돼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