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이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최소 25%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NBC는 17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전거래일 대비 4.4%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더운 봄 날씨가 나타나면서 가뜩이나 공급량 부족 우려를 안고 있는 시장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코모디티인사이트의 북미 천연가스 수석 이사 맷 파머는 “지난달 미국 48개주에서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의미 있는 상승세가 없었다”며 “액화천연가스(LNG)로 수출되는 물량이 바닥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과 다음달 남부 지역에 평년 기온을 훨씬 상회하는 더위가 올 것이라는 전망과 현재 나타난 더위로 전력 소모가 매우 강하다는 점에서, 더 높은 가격 상승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남부지방은 기온이 화씨 100도(섭씨 약 37.8도)를 웃도는 폭염이 확대되고 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텍사스, 오클라호마, 루이지애나에서 최고기온 기록에 도달하거나 이 기록이 깨질 전망이 나온다.
또 인베스팅닷컴 기준 6월물 천연가스 선물은 이날 100만 BTU당 8.386달러까지 올랐다.
휘발유와 디젤 연료값이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한 시점에서 천연가스 가격까지 오르자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파머는 전력회사들이 보통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 석탄으로 전력을 공급하는데, 이 때 석탄 사용이 100만 BTU당 9~10달러 수준의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여름 (천연가스값이) 두 자릿수까지 오를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가스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미국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러시아는 유럽 가스의 약 3분의 1을 공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의 대체재를 마련하기 위해 나서면서 미국은 가스 생산의 약 15%를 LNG형태로 해외에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미국에서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됐다. 이후 다시 시작됐지만 성장세는 느린 편이다. 최근 정부의 월별 자료에 따르면 2월 월 생산량은 1152억ℓ로 지난해 12월 1187ℓ에 비해 줄었다.
미국 시장에서의 공급은 타이트한 편이다. 보관 중인 가스량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예년 이맘때보다 많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재고 확보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미 내년 겨울을 위해 비축되어야할 가스 중 일부가 사용되고 있다.
어게인 캐피털의 파트너 존 킬더프는 “확실히 10달러는 넘을 것”이라며 “우리는 10달러나 12달러까지 받을 수 있고 만약 당신이 시원한 8월을 보낸다면 다시 8달러 이하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킬더프는 “저장고 용량이 지난해보다 18%, 5년 평균보다 16% 낮다”며 “LNG 수출에서 오는 추가적인 압력을 받게 됐다. 이는 미국이 과도하게 공급하거나 가격을 무너뜨릴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가스 비축을 억제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