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영국 젊은이들이 자신을 ‘레즈비언, 게이 그리고 양성애자'(LGB)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이날 영국 통계청(ONS)이 발표한 ‘연간 인구 조사’ 결과를 인용해 16세에서 24세 청년 중 12명 중 1명이 LGB인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4년 만에 거의 2배로 증가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통계청은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1분기까지 총 다섯 분기에 걸쳐 진행한 여론조사를 통해 영국 16세 이상 구성원이 포함된 3만7000여 가구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연간 인구 조사를 실시했다.
영국 청년층의 LGB 비율은 2016년에는 4.1%, 2019년에는 6.6%, 그리고 2020년에는 8.0%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 통계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16세에서 24세까지 청년층의 약 5.3%는 양성애자, 2.7%는 동성애자, 그리고 87.3%는 자신이 이성애자라고 답했다. 1.7%는 기타라고 답했으며 3.4%는 잘 모르겠다고 답하거나 답변을 거부했다.
여성의 남성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6~24세 여성 중 11.4%가 동성·양성애자라고 답했다. 2014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10%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전체 성인을 기준으론 자신이 동성·양성애자라고 대답한 사람은 2020년 3.1%로 2019년 2.7%에서 조금 증가했다. 조사가 시작된 2014년 1.6%와 비교하면 거의 2배에 달한다.
전체 성인 중 이성애자의 비율은 2014년 95.3%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였고 2020년엔 93.6%를 기록했다.
2020년 기준 런던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라고 대답한 성인의 비율은 각각 2.9%와 1.7%로 영국 내에서 가장 높았고, 잉글랜드 동부는 1.3%와 1.0%로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연령대를 기준으로는 16~24세 사이 청년층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으며, 25~34세 사이에서는 2%, 그보다 높은 나이에선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인종에 따른 차이도 있다. 16세 이상 성인 중 혼혈인구에서 LGB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아시아인과 영국계 아시아인들의 답변을 피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다만, 이 조사는 오로지 성적 정체성에만 초점을 맞춰 이뤄졌다. 트랜스젠더나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난 사람들에 대한 자료는 수집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트랜스젠더를 포함해 실시한 비슷한 여론조사에선 2020년 미국 인구의 약 5.6%, 약 1800만명이 LGBT라고 대답했다.
4.5%가 나왔던 2017년에 비해 24% 증가한 수치가 나타났는데 이 경향성은 18세에서 23세까지 Z세대 연령대의 답변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