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팝 스타도 부르고 인기 영화 홍보에도 쓰였던 음원 차트 1위 곡이 사실은 페루 전 대통령의 사생활 논란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였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페루 전 대통령의 스캔들을 조롱하는 노래 ‘미 베비토 피우 피우'(Mi Bebito Fiu Fiu)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바이럴 50’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현재는 저작권 관련 문제로 음원이 내려간 상태다.
미 베비토 피우 피우는 호기심과 재미를 모두 충족시키며 스페인어로 된 소셜미디어(SNS)를 휩쓸었다.
인기 가수 배드 버니는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이 노래를 불렀고,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공식 틱톡에 올라온 새로운 선수 소개 영상에도 이 노래가 사용됐다. 마블 스페인은 최근 영화 ‘토르’를 홍보하기 위해 이 노래를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페루 사람이 아니라면 이 노래가 실제로 무엇에 관한 내용인지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 노래는 페루 출신 뮤지션 티토 실바가 제작했다.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전 대통령이 변호사이자 전 국회의원 후보였던 줄리 핀치에게 보냈던 문자가 유출되면서 이를 풍자하는 내용을 담았다.
실바는 2000년 에미넴과 디도가 발표해 인기를 끌었던 ‘스탠'(Stan)이라는 곡의 멜로디에 특이한 가사를 붙였다.
이 노래의 아리송한 제목은 두 정치인이 호텔에서 만나기 위해 가명을 사용하며 보냈던 문자 메시지를 참고해 지어졌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이 보낸 것으로 알려진 사진에 핀치가 늑대 소리를 흉내 내며 “피우우우우, 피우우우”라고 답한 것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호텔 밀회 이후 핀치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안고 싶다”, “내가 지금 당신이 얼마나 그리운지 당신은 알지 못한다”, “당신은 나의 아기이자 나의 왕”이라고 보냈고, 이에 대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사랑해 이따 보자”라고 답했다.
이 노래는 저작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음악적 패러디이기 때문에 이 노래에 규제나 벌금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실바는 지난달 RPP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노래 가사는 유출된 음성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가사처럼 매력적인 노래”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부적절한 관계라는 것을 부인했지만 이 불륜 의혹은 그의 30년 결혼생활과 4명의 자녀들로 쌓아 올린 가정적인 남자라는 이미지를 손상했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집권했지만 뇌물수수 의혹으로 전국적인 시위를 일으켰고 결국 의회에 의해 탄핵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