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사소한 일로 선수의 이미지를 파괴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페르난도 타티스 시니어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적발된 아들 타티스 주니어(샌디에고 파드리스)에 대해 적극 항변하고 나섰다.
ESPN은 15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방송된 ‘더 미드데이 쇼’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번 사태’에 대한 타티스 시니어의 입장을 전했다.
타티스 시니어는 “타티스 주니어는 목 쪽에 나타난 백선증 치료를 위해 트로포볼이라는 약을 복용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런 사소한 일로 선수의 이미지를 파괴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이 약은 흉터와 화상 치료 등에 사용된다. 라벨에는 타티스 주니어가 양성 반응을 보인 클로스테볼과 네오마이신이 주요 성분으로 표기돼 있다.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 13일 도핑 테스트에서 클로스테볼이 검출돼 8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는 “백선증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약에서 클로스테볼 성분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금지성분이 있는지 미리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잘못”이라며 항소 없이 징계를 받기로 했다.
오토바이 사고로 지난 3월 왼 손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에 있던 타티스 주니어는 결국 올 시즌 복귀가 무산됐다. 다음 시즌 출발도 함께할 수 없다.
촉망받던 유망주의 금지약물 복용 소식은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2월 타티스 주니어와 14년 3억4000만 달러의 초대형 장기계약을 맺은 샌디에이고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비극적인 뉴스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11시즌을 뛰기도 했던 그의 아버지 타티스 시니어는 다소 억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건 타티스 주니어뿐 아니라 야구 전체에 일어난 재앙이다. 수백만명의 팬들이 야구를 떠날 것”이라며 “도미니카 팬들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은 가치도 두지 않는 하찮은 일로 실망을 안기게 됐다”며 과도한 징계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타티스 주니어가 양성 반응을 보인 물질은 그의 파워를 더 강하게 하거나, 테스토스테론을 포함하지 않았다. 경기에 영향을 주는 성분도 포함하지 않고 있다. 이번 일은 야구에 재앙”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ESPN은 “클로스테볼은 테스토스테론 계열 성분이며 세계반도핑기구에 의해 금지된 스테로이드”라고 설명했다.
2019년 빅리그에 입성한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통산 273경기에서 타율 0.292, 81홈런 195타점 52도루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는 42홈런을 날려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일찌감치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올라섰으나 금지약물 복용으로 선수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한편 약물문제를 사소하다고 말한 타티스 시니어에 대한 비난도 커지고 잇다.
또 이번의 실수로 앞으로 얼마나 잘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명예의 전당 헌액도 어려워 졌다. 명예의 전당은 약물 선수들에게 잔혹하리 만큼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22세에 대박 계약을 맺어 너무 이른 시기에 목표감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만약 그런 대박 계약을 미리 하지 않았다면 지난 3월 오토바이 사고가 나던 날 고가의 오토바이를 타는 대신 야구장에서 배트를 열심히 휘두르고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선수들의 금지약물 사용과 관련해 일부 약물 브로커들은 선수들이 모르고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사례는 0%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