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남미(南美)의 수리남 정부가 자국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제작진에 대한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13일(현지시간) 수리남 현지 매체인 ‘수리남 헤럴드’에 따르면, 알버트 람딘(Albert Ramdin) 수리남 외교·국제협력 담당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넷플릭스 ‘수리남’이 자국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묘사한 것이 부당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람딘 장관은 “‘수리남’ 제작진은 우리나라를 마약을 거래하는 야생의 부정적 이미지로 그렸다”면서 “노력해서 변화를 일궈낸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더 이상 마약 운송 국가도 아니고,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드라마 때문에 그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작자에 대한 법적 조치 예고와 함께 수리남 내 미국대사에 항의 서한을 보내겠다고 예고했다. 또 우리 외교 당국에 대한 항의도 예고해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와 수리남 간 외교에 불편이 생길 수 있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과 수리남은 1975년에 수교했다. 현재는 주 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에서 수리남을 함께 관할하고 있다. 주 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은 13일 홈페이지에 ‘수리남 한인사회 대상 안전공지’라는 글에서 “수리남에 거주하는 한인 여러분께서 드라마 ‘수리남(Narcos-Saints)’ 방영 여파로 많이 곤혹스러우실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저희 대사관으로서는 한인 여러분들의 안전이 가장 우려되는바, 대사관은 여러분의 안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썼다. “일단 각자 안전을 위해 주의를 기울여주시기 바라오며, 조금이라도 염려되는 사안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안은 즉시 한인회장을 통해 연락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정우·황정민·박해수·유연석 등 톱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넷플릭스 TV 쇼 부문 글로벌 톱 3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