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 병합을 강행한 가운데 미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러시아 영사관을 훼손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주재 러시아 영사관이 ‘피’와 같은 붉은색 페인트로 훼손됐다.
이 페인트 낙서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공화국(LPR)과 도네츠크공화국(DPR),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과 합병을 선언하기 몇 시간 전 나타났다.
뉴욕 경찰은 이날 오전 1시30분께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소재 러시아 영사관 건물 정면에 페인트가 뿌려졌다는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했다고 밝혔다.
경찰 대변인은 “잠재적인 ‘편견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용의자는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Video surveillance cameras captured the moment when an unknown person poured paint on the Consulate General of Russia in New York pic.twitter.com/jrbUOnFsC2
— Sprinter (@Sprinter99880) October 1, 2022
감시 카메라 영상엔 후드와 마스크를 쓴 사람이 이른 시간 영사관 건물에 붉은색 페인트를 뿌리는 장면이 담겼다. 이 시간 경비를 서는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온라인에 게시된 영사관 사진은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한 이용자는 “우리는 그 건물을 항상 붉은색 페인트로 덮기로 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강제 병합을 조롱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AFP에 “푸틴에 대한 우리의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고, 또 다른 시민은 “공공기물을 파손한 것이긴 하지만 푸틴의 살상을 뉴욕 시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했다.
반면 법률 저널리스트이자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벤저민 위티스는 “그 충동을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도 러시아에 외교관이 있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도 비엔나 협약을 존중해야 한다. 이래선 안 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