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미국과 중국은 경쟁이 충돌로 변하지 않도록 (양국간) 차이점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이날 오후 6시36분(현지시간 오후 5시30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 주석을 만나 이 같이 말하면서 미중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지난 2015년 만난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대면한 것이다.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회담 시작 전 미소를 지으며 긴 악수를 나누는 등 일단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두 정상은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짓고 시 주석은 통역을 통해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를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미국 대표단으로 이번 회담에 참석하고, 중국 정부 고위급 관리도 회담에 배석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미중 양국은 의견차를 관리하고 경쟁이 충돌에 가까운 상황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상호협력이 필요하고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중은 국제적 현안을 둘러싸고 협력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우리 두 사람은 협력 영역을 찾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또 “개인적으로 당신과 소통 라인을 유지할 것이다. 우리 두 나라는 함께 (많은 것들을) 다룰 기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세계 주요2개국(G2) 지도자로서 우리는 미중 관계를 위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미중 관계와 국제적 지역적 현안을 둘러싸고 (미국과) 솔직하고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세계는 미중이 양국 관계를 적절히 처리할 것을 기대하고, 우리의 회담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부연했다.
이번 회담은 약 2시간 정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회담을 앞두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담 시간을 ‘몇 시간’으로 예상하지만, 더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국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회담으로, 제3국이나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만나는 정상회담 (형식)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이번) ‘대화(conversation)’에 시간 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완전히 직선적이고 직접적’일 것”이라면서 시 주석도 진솔하게 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정상회담이 열린 곳은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 두아 해변에 있는 고급 호텔 물리아다.
CNN에 따르면 이 호텔에는 주요 20개국(G20) 기간 동안 중국 대표단이 머물고 있다. 러시아 대표단과 호주 대표단도 이 호텔에 머물고 있다.
이곳에서 차로 약 10분 정도 떨어진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미국 대표단 숙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