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 내 대표적인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기준금리를 최소 5%에서 최대 7%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불러드 총재는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한 행사 연설을 통해 “관대한 가정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가 아직 충분히 제한적이라고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며 “충분히 제한적인” 구간이 5~7%라고 제시하는 차트를 보여줬다.
불러드 총재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구간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준금리의 최소 수준은 5~5.25% 범위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75~4.00% 수준으로, 5~7% 범위를 언급하는 불라드 총재의 발언에 시장은 깜짝 놀랐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침체 위험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다우지수는 오전 거래에서 한때 0.5% 하락했다.
외신들은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파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같은 날 자신의 연설에서 “제한적인 영역으로 막 진입하기 시작했다”라며 금리가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시사했다.
앞서 비둘기파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금리 인상 속도가 아니라 수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최종 금리 수준을 4.75∼5.25%로 제시했다. 속도 조절이 이뤄져도 상당폭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이번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곧 적절해질 것”이라며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여전히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면서도 연준이 이미 성장을 억제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금리 인상이 지속돼야 한다는 데에는 반대 의견이 없다고 CNBC는 밝혔다.
시장에선 12월 0.5%포인트 인상, 2월과 3월에는 0.25%포인트씩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포춘지는 전했다. 연준 인사들은 이처럼 인상폭이 축소되는 것이 금리 인상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메리 데일리 총재도 “인상 중단은 지금 당장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경제 지표는 엇갈린 모습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오르고, 전년 대비해선 7.7% 상승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반면 미국의 같은 달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1.3% 증가해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연준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