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직장 내 성희롱이 직장 내 괴롭힘과 동일시되어 왔습니다. 아마도 성희롱이 가장 흔한 유형의 직장 내 괴롭힘이고, 그에 따라 고용주들이 오랫동안 성희롱 예방 의무 교육을 실시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는 공정 고용 및 주택법(Fair Employment & Housing Act)을 통해 성별 외에도 많은 특성을 괴롭힘과 차별로부터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직원의 나이입니다. 지난 5월 17일 캘리포니아 항소 법원은 Hoglund 대 Sierra Nevada Memorial-Miners Hospital 사건에서 나이를 이유로 직장에서 괴롭힘과 차별을 당한 한 직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Hoglund 사건은 고용주와 직원 모두에게 나이 차별 및 괴롭힘 행위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Hoglund가 차별과 괴롭힘을 겪기 시작한 것은 병원에 채혈사로 입사한 지 7년째이자 56세가 된 해였습니다. 사건의 핵심은 당시 새로 부임한 Hoglund의 상사가 한 행동이었는데, Hoglund의 상사는 약 6년에 걸쳐 Hoglund를 나이가 많아 구식이고 무능하다고 비난했으며 본인은 젊은 직원을 선호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Hoglund의 상사는 Hoglund를 열악한 작업 공간으로 이동시키기도 했고 교육 기회와 승진 기회를 박탈했습니다. 차별과 괴롭힘이 지속되는 6년 동안 Hoglund는 이를 인사 부서에 지속적으로 신고했으나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차별과 괴롭힘은 Hoglund의 해고로 이어졌습니다.
항소 법원은 나이 차별과 괴롭힘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고 Hogland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측에는 Hoglund에게 약 250만 달러에 달하는 손해 배상금, 변호사 비용 및 소송 비용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아래는Hoglund가 6년 간 상사로부터 겪은 차별과 괴롭힘의 일부입니다.
머리와 옷차림에 대해 늙어서 “구식이다,” “엉성하다”라고 묘사함.
새로운 머리 스타일에 대해 “더 젊어 보이려고 노력한다”는 비하 발언을 함.
직원들 앞에서 “멍청하다”고 부름.
너무 늙어서 업무를 처리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
Hoglund가 병원에서 오래 근무한 것에 대해 그녀가 “암흑기부터” 근무했다고
언급하고 대부분의 직원들보다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이곳의 비밀을 다 알고
있다(knows where all the bodies are buried)”는 취지의 발언을 함.
일정 관리를 컴퓨터 대신 종이에 하는 것에 대해 구식이라고 조롱하면서도 일정
관리 소프트웨어 교육에 보내주지 않음.
“젊은 사람들이 가르치기 쉽다”라며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사람은 잘 배우지
못한다는 것을 암시함.
“어린 사람들을 고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표명함.
Hoglund의 사무실에 병원 장비들을 몰아넣어 업무가 불편하도록 만듦.
이에 대해 Hoglund가 불평하자 “닥치지 않으면 트럭 짐칸에서 일하게 하겠다”라고
함.
Hoglund의 업무 공간을 다른 건물 창고로 이전하여 동료들과 격리시킴.
휴직에서 복귀하자 Hoglund의 업무 공간을 휠체어 보관 창고로 옮기고, 은퇴하지
않고 복귀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함.
나이를 기준으로 Hoglund에게 승진 기회를 주지 않음.
나이를 이유로 Hoglund에게 부정적인 업무 평가를 내렸고 이를 근거로 Hoglund를 해고함.
나이 차별 징후 인식해야
Hoglund 사건을 통해 직장인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나이 차별의 징후를 빠르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이에 따른 차별과 괴롭힘은 보통 미묘한 발언, 편향된 결정, 불평등한 대우 속에 숨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쓰는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았으면서 “늙어서 이런 것도 못한다”고 말하거나, 특정 업무를 직원들에게 부여할 때 나이가 많은 직원은 나이 때문에 잘못할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해당 업무를 부여하지 않는다 거나, 나이가 많은 직원이 승진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근거로 승진에서 누락 시키는 행동이 이에 해당합니다.
나이 비하 발언이나 기회 박탈이 본인의 자신감과 존엄성을 해치고 있지는 않은지, 이로 인해 업무 능력이 저하되고 있지는 않은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괴롭힘은 일반인이 느끼기에 심각하거나 만연해야
법적으로 괴롭힘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입장에 있는 “합리적인 사람”이 해당 행위를 괴롭힘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이 기준은 피해자의 주관적인 편견과 과장을 견제하기 위한 법적 도구입니다. 사람마다 특정 행동에 대해 불편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괴롭힘의 정도가 심각하거나 만연하게 일어나야 합니다. 폭행과 같은 극단적인 행위는 의심의 여지 없이 심각한 정도에 해당됩니다. 불쾌한 농담 수준이라면 Hoglund 사례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만연하게 일어나야 괴롭힘으로 간주될 것입니다.
상급자나 인사 부서에 보고해 증거 남겨야
Hoglund 사례는 차별과 괴롭힘을 당하는 직원이 직장 내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Hoglund는 반복되는 차별과 괴롭힘을 기록했으며 용기있게 상급자와 인사 부서에 문제를 제기해 차별과 괴롭힘을 다시 한번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병원이 Hoglund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았고 해결 과정을 당사자에게 전달하지도 않았음을 보여주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본인이 차별과 괴롭힘의 피해자라면 반드시 인사 부서에 관련 대화와 행위를 육하원칙에 따라 작성하여 서면으로 전달하십시오.
위 사건에서 Hoglund는 병원에서 72세까지 일하고 싶었다고 증언했습니다. Hoglund의 이 증언은 다른 많은 고령자들의 열망을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직원들이 이전 세대보다 훨씬 늦은 나이까지 일하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은퇴 후에도 두번째 커리어를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곧 나이가 많은 직원들이 계속 증가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또, 여러 세대의 인력이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게 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나이와 관련된 발언이 법적인 문제로 발전하지 않도록 고용주와 직원 모두 경계해야할 것입니다. 특히나 직장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고령 직원의 소프트웨어 사용 능력에 대한 편견이 차별이나 괴롭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포용적인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