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주 보험국과 스테이트팜과의 합의에 따라 주택 소유자 보험은 17.0% 인상이 확정됐으며, 임대용 주택 보험은 기존 38% 인상안에서 32.8%로 낮춰지고 초과분은 소급 환급된다. 콘도 보험 역시 15.0%에서 5.8%로 크게 낮아지며 환급이 이뤄진다. 세입자 보험은 15.65% 인상된다. 다만 이 합의는 행정법 판사의 최종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인상의 직접적인 배경은 대형 산불 피해다. 업계에 따르면 2025년 초 발생한 팰리세이드·이튼 산불로 보험사들이 입은 손실은 약 410억 달러에 달한다. 보험사들은 이 손실을 보험료 인상을 통해 회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이번 인상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험 비교 플랫폼 Insurify 분석에 따르면 2026년 말까지 캘리포니아 전체 주택 보험료는 평균 16%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이미 2023년 이후 약 16.1%가 오른 상황에서 추가 인상이 현실화되면, 3년 누적 인상률은 약 34%에 달한다. 사실상 주택 보험료가 단기간에 3분의 1 이상 뛰는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최후의 보험자’로 불리는 캘리포니아 페어 플랜(California FAIR Plan)이다. 민간 보험에서 밀려난 가입자들이 몰리는 이 제도는 2026년 4월 시행을 목표로 평균 35.8% 인상을 신청한 상태다.
일부 가입자는 40~55% 인상까지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될 경우 사상 최대 인상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미 ‘보험 이탈 → 페어플랜(FAIR Plan)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보험 전문 매체 커버리지캣에 따르면 페어플랜가입자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12월 사이 43% 급증했다. 특히 전체 가입의 14%가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이 낮은 도시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보험 시장 붕괴가 특정 지역을 넘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험료 폭등은 주택 시장에도 직격탄을 주고 있다. 버클리 폴리티컬 리뷰는 캘리포니아 주택 가격이 평균 4.3% 하락했으며, 고화재 위험 지역에서는 하락폭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보험료 부담이 사실상 ‘숨은 세금’처럼 작용하면서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료 급등의 원인은 구조적이다. 재보험 비용은 2017년 이후 거의 두 배로 뛰었고, 2023년 한 해에만 35% 급증했다. 여기에 건설 비용 상승과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까지 겹치며 보험사의 리스크 비용이 급격히 늘었다. 동시에 화재 지역에 대한 보험 비갱신 금지 조치 등 규제는 보험사들이 손실을 다른 지역 보험료로 전가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형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캘리포니아의 강한 규제가 현재 위기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료 인상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가격을 낮췄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험사 이탈을 초래했고 결국 더 큰 폭의 인상으로 되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026년 선거를 앞둔 정치적 압박이 작용해 인상폭이 일정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번 보험료 인상은 한인 사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산불 위험 지역에 거주하거나 페어플랜에 가입한 한인 주택 소유자들은 최대 50%에 가까운 보험료 상승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은퇴자나 저소득층의 주거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주택 보험 시장이 단기간에 안정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다 정교한 재해 예측 모델을 적용하며 리스크 기반 요율을 강화하고 있고, 주 정부 역시 보험 공급을 유지하는 대신 더 높은 보험료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결국 캘리포니아 주택 소유자들은 앞으로 몇 년간 ‘보험료 상승’을 피할 수 없는 비용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상목 기자 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