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K팝 여성 가수 처음으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입성한다. K팝 통틀어 2019년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후 약 6년 만이다.
팀 매니지먼트사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블랙핑크는 월드투어 ‘데드라인’ 일환으로 15~16일(이하 현지시간)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오른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현지 축구 성지이자, 콘서트계 성지이기도 하다.
1923년 대영제국 박람회장으로 세워졌다. 현 웸블리는 2007년 다시 지은 것이다. 옛 웸블리에서는 1948년 런던올림픽 개·폐막식이 열렸다. 새 웸블리에서는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 결승전이 펼쳐졌다.
이곳은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익숙한 장소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하이라이트인 1985년 자선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가 펼쳐졌던 곳이자, 방탄소년단이 2019년 한국 가수 처음으로 두 차례 공연해 큰 화제가 됐다.
지난해 여름엔 미국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여덟 차례 공연하며 솔로 가수 단일 투어 최다 공연 신기록을 썼다. 재결성해 16년 만에 투어를 돌고 있는 브릿팝 전설 ‘오아시스’가 최근 네 차례 공연했다.
이처럼 웸블리 스타디움은 유명 팝스타의 콘서트 등을 통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공연할 당시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홋스퍼 FC가 이곳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방탄소년단 공연으로 잔디가 훼손된다고 일부에서 지적하자 토트넘은 “축구 비시즌 동안 웸블리에서 콘서트가 일상적으로 열려왔다”며 방탄소년단을 환영한다고 반응했다. 그해 여름엔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스파이스 걸스, 본 조비, 이글스, 핑크 등이 이곳에서 공연했다.

올해 여름엔 오아시스, 블랙핑크 그리고 콜드플레이 등이 라인업에 포함돼 있다. 특히 콜드플레이는 오는 22일부터 내달 8일까지 웸블리에서 총 10차례 공연하며 해당 스타디움에서 새 공연 기록을 쓴다.
블랙핑크는 지난달 초 이틀 간 7만8000명을 모은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한 이번 투어로 자체 기록을 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최대 규모 공연장인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등 세계 주요 공연장을 돌고 있다.
블랙핑크는 이전 투어 ‘본 핑크(BORN PINK)’로 K팝 걸그룹 단일 투어 최다 인원인 180만명을 동원했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약 1년10개월 만에 완전체로 나선 투어인 만큼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고양 콘서트 비하인드 영상에서 “오랜만에 블랙핑크로서 공연을 하게 돼 너무 떨린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다들 재미있게 즐겨 주시는 모습을 보니 행복했다”며 팬덤 블링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블랙핑크는 2016년 8월8일 더블 타이틀곡 ‘휘파람’·’붐바야’를 내세운 싱글 ‘스퀘어 원(SQUARE ONE)’으로 데뷔했다. 최근 데뷔 9주년 기념일을 넘겼다. 2022년 정규 2집 ‘본 핑크’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앨범차트 톱100에서 동시에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 최정상 걸그룹이 됐다.
두 앨범 차트를 동시에 거머쥔 K팝 그룹은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BTS)뿐이다. 또 지금까지 K팝 그룹 중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곡을 가장 많이 올린 그룹은 방탄소년단(27곡)인데 블랙핑크는 신곡 ‘뛰어’로 ‘핫 100’에 진입하며 10곡으로 뒤를 따르고 있다.

또 K팝 걸그룹뿐만 아니라 전 세계 걸그룹 역사도 다시 쓰고 있다. 걸그룹이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한 건 2008년 4월5일 자에서 미국 그룹 ‘대니티 케인(Danity Kane)’이 ‘웰컴 투 더 돌하우스’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14년5개월 만이었다. 또 2001년 팝 수퍼스타 비욘세 등이 속했던 미국 걸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이후 21년 만에 미국과 영국 차트에서 동시에 1위에 거머쥔 여성 그룹이라는 기록도 썼다.
또 2022년과 2023년 돈 ‘본 핑크’로 최근 ‘2023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K팝 투어링 아티스트’에 선정됐다.
네 멤버들은 그 사이 각각 독립 레이블을 차리거나 다른 소속사로 이적해 발매한 솔로 앨범으로도 세계 음악시장에 존재감을 굳혔다. 로제 ‘로지’, 지수 ‘아모르타주’, 리사 ‘얼터 에고’, ‘루비’ 제니 등 각 앨범으로 호성적을 거뒀다.
로제는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가 각종 차트에서 K팝 여성 가수 신기록을 쓰면서 거물이 됐다. 지수는 연기 활동도 병행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리사는 세계적인 가수들과 협업하며 주목도를 더 끌어올렸고, 미국 대형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솔로로 올랐다. 역시 코첼라에서 솔로 공연한 제니는 NME, 롤링스톤, 빌보드 등으로부터 벌써 올해의 앨범 주인공으로 낙점돼 셀럽이 아닌 아티스트 반열에 올랐다.
이런 솔로 활동 덕에 그 만큼 완전체 콘서트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고 이번 월드투어 티케팅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실제 예매가 열리자마자 좌석이 모두 동이 났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