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으로 순례자로에게 기부금을 끌어모은 한 여성이 조작 논란에 휩싸여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어빌리티채널,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로마 인근의 트레비냐노로마노 마을에 설치된 한 성모상은 눈에서 피눈물이 흐른다는 목격담으로 가톨릭 신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신자들은 이 성모상에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이라는 이름을 붙여 매달 3일 순례를 위해 마을을 찾았다.
이 성모상의 주인은 ‘성자’로 불리는 여성 마리아 주세페 스카풀라(53)였다. 스카풀라는 성모 마리가아 사람들 앞에 나타난 사건인 ‘성모 발현’으로 유명한 보스니아의 순례지에서 성모상을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며 내게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카풀라는 기부단체 ‘마돈나 디 트레비냐노 로마노’를 설립해 신자들에게 기부금을 받았다.
신자 대부분은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었고, 이를 고치고 싶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이에 스카폴라의 말은 절대적이었고 거액의 현금을 건네는 신자도 생겼다. 보도에 따르면 한 남성은 아내의 병을 낫게 해달라며 12만3000유로를 봉헌하기도 했다.
그런데 성모상이 흘리는 피눈물이 사실은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지난 5일 사설탐정 안드레아 카치오티에 의해 제기됐다.
카치오티는 성모상이 흘리는 피눈물은 의도적으로 뿌린 돼지 피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너무 많은 사람이 사기를 당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스카풀라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돼지 피 의혹이 제기된 다음날부터 스카풀라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신자들과의 만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채 돌연 자취를 감췄다.
현지 경찰과 지역을 관할하는 가톨릭 주교회는 성모상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