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시니어들을 상대로 수백만 달러 규모의 투자사기를 벌인 한인 여성이 연방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평생 모은 돈을 맡긴 고령의 한인들로 확인됐다.
미 연방 법무부는 워싱턴주 페더럴웨이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제니 윤정 이(53)가 7월 2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에서 전신사기(Wire Fraud) 3건과 은행사기(Bank Fraud) 2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연방 법무부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을 투자자문사 소속 재정·투자 전문가로 소개하며 한인사회 구성원들에게 투자금을 모집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투자금을 자신이 설립한 유령회사 명의 계좌로 입금받아 개인 생활비와 카지노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수사 과정에서 도박 중독이 있었으며 다른 사람들의 투자금을 도박에 사용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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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씨가 금융투자회사처럼 보이도록 여러 개의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해당 회사 명의의 은행계좌를 개설해 직접 관리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자신을 해당 회사의 투자자문사 직원으로 소개하며 투자자들에게 원금이 전액 보장되고 위험이 전혀 없는 안전한 투자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최고 연 1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이씨의 설명을 믿고 유령회사 앞으로 투자금을 송금하거나 수표를 발행했다. 일부는 합법적인 금융회사에 자기주도형 개인은퇴계좌(Self-Directed IRA)를 개설한 뒤 이씨에게 계좌 운용 권한을 넘겨주기도 했다.
연방 검찰은 이씨가 금융회사에는 투자자가 자신의 유령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것처럼 꾸민 약속어음(Promissory Note)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사실상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 이씨는 최소 28명의 피해자로부터 300만 달러 이상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다른 피해자의 투자금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폰지 사기(Ponzi Scheme)’ 방식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실제 피해액은 150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체 투자금 가운데 최소 90만 달러는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 법무부는 피해자 상당수가 은퇴 생활을 위해 마련한 노후자금을 투자했다며, 많은 피해자가 한인 시니어였다고 밝혔다.
이번에 유죄를 인정한 전신사기 혐의는 자기주도형 IRA 계좌에서 이뤄진 특정 자금 이체와 관련된 것이며, 은행사기 혐의는 고객들이 발행한 수표를 유령회사 계좌에 입금한 행위와 관련된 것이다. 검찰은 이번 기소 내용이 전체 사기 행위를 대표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18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의 리카르도 S. 마르티네스 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전신사기와 은행사기 혐의는 각각 최대 3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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