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 의료계에서 처음으로 한인 IPA(독립의사협회) 메디칼 그룹을 상대로 한 노동법 PAGA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이번 소송은 개인의 임금 분쟁을 넘어 한인 의료계의 고용 관행 전반이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LA카운티 수피리어법원 소송문서에 따르면 전 직원 이모씨는 시니어 메디케어 전문 의사그룹인 넥스트 메디컬그룹(NXT IPA·대표 에드윈 최)을 비롯해 나눔 메디컬 그룹(Nanoom Medical Group), 조나 메디컬 그룹(Jonah Medical Group), 에드윈 최 등을 상대로 노동법 위반과 보복성 퇴사 등 총 14개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개인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캘리포니아 PAGA 집단소송으로 제기됐다.
넥스트 메디컬그룹 등은 남가주 한인 의료계에서 활동하는 독립의사그룹(IPA) 중 하나로 개원의와 전문의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와 메디캘 등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진료를 관리하는 의료조직이다. 의료진 계약 관리와 보험사 네트워크 운영, 환자 진료 조정 등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으로, 한인 의료시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인 IPA를 상대로 제기된 첫 PAGA 집단소송 사례이기 때문이다. PAGA는 직원 한 명이 자신 뿐 아니라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직원들을 대신해 사업주의 노동법 위반에 대한 민사벌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일반적인 개인 임금소송과 달리 회사 전체의 임금체계와 근로환경, 노동관행이 법적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소장에 따르면 원고는 이씨는 지난 2022년 9월 넥스트 메디컬그룹 계열 의료그룹에 프로바이더 네트워크 관리자로 채용됐다. 주요 업무는 의사 영입, 전문의 네트워크 구축, 의료진 자격 심사, 계약 관리, 환자 클레임 처리 등이었지만 실제 업무량은 채용 당시 안내 받은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피고 측이 자신을 관리직(Exempt Employee)으로 잘못 분류해 초과근무수당과 식사·휴식시간 보상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봉은 4만8,000달러였으며 이후 소폭 인상됐지만 캘리포니아 노동법상 면제직으로 인정받기 위한 최소 연봉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또한 주당 20~25시간 근무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밤 9시까지 업무 관련 전화와 이메일에 응답해야 했고, 하루 8시간 또는 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음에도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지시에 따라 외부 미팅을 다니면서 발생한 차량 운행 비용도 제대로 상환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원고는 식사시간과 휴식시간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점심을 책상에서 업무를 하며 해결하거나 오후 4시가 돼서야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법에서 보장한 휴식시간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고 소장은 적시했다.
원고는 임금과 업무량 문제를 여러 차례 회사 측에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노동법 위반을 문제 삼은 이후 사실상 퇴사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소장에서 또 이씨는 이러한 행위가 캘리포니아 노동법상 내부고발자 보호 조항을 위반한 보복성 조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장에서 원고는 넥스트 메디컬그룹 대표 에드윈 최와 소니 유가 직원의 급여와 근무시간, 초과근무수당 지급 여부, 식사·휴식시간 운영 등 주요 노동정책을 결정하는 경영 책임자였으며, 넥스트 메디컬그룹과 나눔 메디컬 그룹, 조나 메디컬 그룹이 사실상 공동 고용주(Joint Employer)로 운영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는 이번 소송에서 미지급 임금과 초과근무수당, 식사·휴식시간 위반 보상, 대기시간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 비용 등을 포함해 100만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한 PAGA에 따라 같은 기간 근무한 다른 직원들을 대신한 민사벌금도 함께 요구했다.
다만 이번 소장에 담긴 내용은 원고 측 일방적 주장으로, 아직 법원에서 사실관계가 인정되거나 피고들의 법적 책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향후 피고 측의 답변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사건의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병원이나 일반 사업장을 상대로 제기됐던 임금·노동 소송과 달리 한인계 IPA를 상대로 제기된 첫 PAGA 대표소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한인 의료계의 근로환경과 임금체계, 직원 관리 방식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