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 용의자 이은해(31·여)씨와 내연남 조현수(30)씨가 경기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된 가운데 이들은 공개수배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은신처 인근 거리를 활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서울지하철 3호선 삼송역 일대에서 이은해씨와 조현수씨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이씨와 조씨가 삼송역 인근에 숨어 지내는 것으로 보고 오피스텔 등을 탐문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씨의 아버지로부터 “딸이 자수를 희망한다”는 전화를 연락을 받았다.
이후 이씨의 아버지를 통해 오피스텔 건물 복도에서 조씨를 만난 경찰은 이들의 은신처로 들어가 자수를 하도록 유도했다. 검거 당시 이씨와 조씨의 모습은 초췌했으며, 은신처 내부에는 집기류도 거의 없는 상태로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최근까지 자신들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지 않고, 이 지역에서 숨어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은신처 일대는 대형 쇼핑몰과 아파트 등이 밀집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
경찰은 이씨와 조씨가 의도적으로 도심 외각 등을 피해 중심가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오피스텔 등에서 숨어 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일 인천지검과 함께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합동 검거팀을 꾸렸다. 당시 광역수사대는 11명의 수사관을 편성했으나, 최근 삼송역 일대를 탐문하기 위해 검거팀 인원을 42명으로 대폭 늘려 이들의 뒤를 쫓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진술 및 그동안의 수사 서류를 분석한 결과, 이씨와 조씨가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숨어 있을 것으로 특정했다”며 “최근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린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고양경찰서에 인치돼 있던 이씨와 조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인천지검으로 압송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5시7분께 인천지검에 도착했으며 별도의 취재진 질문 없이 고개를 숙인 채 청사로 들어갔다. 이씨는 이날 베이지색 점퍼와 검정색 모자를, 조씨는 검은색 점퍼와 베이지색 모자를 착용한 모습이였다.
이씨와 내연남 조씨는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사망 당시 39세)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숨지게 하려다가 치사량에 미달해 미수에 그쳤다. 또 같은해 5월에도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윤씨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하려다가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이씨는 조씨와 검찰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14일 친구에게 “구속될 것 같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잠적했다. 검찰은 이들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지난달 30일 공개수배했다.
검찰은 이들의 범행동기 등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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