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및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비명계 모임 ‘원칙과상식’ 의원들과 협력할 뜻을 밝혔다. 민주당을 향해선 “도덕성과 다양성을 잃어버렸다”며 “전체 의원의 44%가 전과자”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UBC ‘프라임뉴스’에 출연해 “대한민국을 살리려면 철옹성처럼 견고한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를 깨뜨려서 바람 구멍이라도 내야한다”며 “그런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협력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우선은 민주당 내에서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혁신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당내 만류에도 신당 창당에 나선 배경을 묻자 “대한민국이 안팎으로 추락하고 있다”며 “근본적 원인이 정치의 잘못에 있는데 각자 진영의 생존에만 매몰된 나머지 국가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이 상태로 둬선 대한민국이 추락해서 침몰로 갈 수도 있겠다”며 “이 상태를 멎게 하려면 건전하고 합리적인 제3의 세력이 나와서 양당의 폭주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탈당과 관련해 ‘민주당의 문제점’에 대해선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봉쇄되고 도덕성과 다양성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 전체 의원 167명 중) 68명이면 44% 정도 되는데, 44%가 전과자”라며 “다른 당보다 훨씬 높은 비율인데 이랬던 적은 없다”고 토로했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이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양성과 당내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왔다”며 “지금은 그게 고장난 상태이고 굉장히 심각한 병적 상태”라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을 탈당하면 야권 분열이라는 어려움이 생기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야권의 재건과 확대”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이미 민주당을 떠난 사람을 포함해서 양당 모두 싫다는 분들을 정치 과정에서 모시겠다는 것이니 민주당의 표를 잠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야권의 힘을 오히려 키우는 것이고, 재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현 정부 상황을 두고 국민들이 어떤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국민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정치가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국민 평균만큼이라도 깨끗하고 정직하고 비리를 저지르지 말고 거짓말 하지 말아 달라는 단순한 것”이라며 “그 정도는 해드릴 수 있을텐데, 죄의식이 무뎌져서 웬만한 죄는 지어도 뭉개고 간다. 그래서 국민들이 질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울산 남구 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미영 전 울산시의원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해 거대 여야 독점 구도와 민주당 체제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았다.
그는 “정치판에 들어가면 신념보다 이익이냐 손해냐를 가지고 왔다 갔다 하기가 쉽다”며 “여러분이 아는 수많은 정치인 중 90% 이상이 거의 그런 사람들이다. 그런 정치인들이 이제 질리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또 “요즘 어디서 이낙연한테 축사해달라고 부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제가 비싸서 쉽다는 게 아니라 득이 될지 아닐지가 헷갈리는 국면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예전에 비하면 제가 힘이 많이 빠졌지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먼저 되어야 하는지 아는 감은 남아있다”며 “그 일을 이미영 동지와 함께, 이미영 동지의 늙은 보좌관이라도 되어서 꼭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