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이폰은 당신만 들여다 본다.”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은 창업주인 고(故)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애플이 고수해온 제품 개발의 근간 철학이다. 그래서인지 애플은 새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기능을 강조한다. 내달 출시될 아이폰17 역시 한층 강화된 보안 기능으로 무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개최된 애플 세계 개발자대회(WWDC 25)에 따르면, 애플은 보이스 피싱 방지를 위한 ‘통화 스크리닝’과 ‘스팸 필터링’ 기능을 iOS26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통화 스크리닝’ 기능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올 경우 발신자 이름과 통화 이유를 확인해 조용히 화면에 표시해준다.
이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사용자는 표시된 정보를 기반으로 전화 수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알 수 없는 발신자의 문자 메시지를 사전에 선별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확인 안 된 발신자 메시지는 별도 공간에 보관되며, 스팸 메시지는 전용 스팸 폴더로 자동 분류된다.
가장 강력한 ‘페이스ID’ 인증…타인 잠금 해제는 1000만분의 1 확률
그동안 애플이 고수해왔던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은 생체인증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아이폰5s에 지문 인식 기능(터치ID)를 처음 적용했고 4년 뒤인 2017년에는 아이폰X에 얼굴 인식 기능(페이스ID)을 도입했다. 비전프로에 제공되는 옵틱ID의 경우 헤드셋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홍채 인식 시스템이다.
애플은 페이스ID를 기반으로 한 안면 인식 인증 기능이 스마트폰 역사상 가장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자 얼굴을 감지하는데, 수천개의 보이지 않는 점을 투사해 3D 입체 구조로 인식한다. 평면 사진에 비해 보안성과 정확도를 더 높였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탑재된 얼굴 인증 기술 대부분이 셀피 카메라를 사용하는 수준에 그친 것과는 확실히 대비된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애플의 얼굴인증 시스템을 뚫고 다른 사람이 사용자 기기를 잠금 해제할 수 있는 가능성은 100만분의 1이라고도 했다.
기기 속 데이터를 다른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없도록 앱별로 잠그거나 숨기는 기능도 추가했다. 가령, 사진 앱을 ‘가려진 앱’으로 미리 설정하면 얼굴 인증을 거쳐 기기 주인만 열어볼 수 있다.
종단간 암호화 방식으로 송신자·수신자만 열람…애플도 자체 접근 불가능
종단간 암호화 방식도 적용됐다. 이는 메시지 송신자와 수신자만 내용을 열람할 수 있게 암호화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암호 앱을 별도로 두고 계정 암호를 한 곳에서 안전하게 생성·저장·관리하도록 돕는다. 이때 모든 데이터는 종단간 암호화로 기기간 동기화되며, 2단계 인증 코드 생성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사용자 인증이 없다면 다른 기기로 데이터를 옮겨도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최악의 상황에서 아이클라우드 데이터가 유출되더라도 사용자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이를 푸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다.
애플의 철저한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은 때론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최후의 보루로 여길 수 있지만,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범죄 단서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증거수집)을 어렵게 만드는 방해물이 될 때도 종종 있다.
애플이 전세계 국가 수사기관들의 ‘원망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얼마 전 채상병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이폰을 압수했지만 이중 잠금(페이스ID+비밀번호) 설정으로 이를 풀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었던 사례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수사기관이 법률상 근거에 따라 수사 협조 요청을 하면 이를 지원하는 애플 전담팀이 따로 존재한다. 하지만 애플조차 접근할 수 없는 사용자 정보는 이 경우에도 제공되지 않는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정책에 있어 사용자에 차별을 둬선 안 되고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애플의 판단이다.
K-News LA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