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우물 추진 사업을 지원한다며 수억원을 모금한 뒤 실제로는 테러 단체에 보낸 20대 우주베키스탄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A씨를 테러방지법, 테러자금금지법, 기부금품법, 출입국관리법 등 혐의로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아프리카 우물 사업 추진 자선단체 ‘Y’ 지원을 위장해 불법 모금한 9억5200만여원을 테러단체 KTJ와 하마스 등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SNS 계정을 통해 하마스를 지지하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를 전파한 혐의도 있다.
A씨는 2018년3월께 국내 대학 2곳에 합격하면서 유학생 비자(D-2)를 이용해 우리나라에 입국한 뒤 2023년 3월까지는 이 신분을 유지하다가 2023년 4월 난민신청을 했다.
그는 우리나라 입국 전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테러자금 지원 활동 등을 했는데, 이를 포착한 우즈벡이 2022년 8월 A씨를 자국 형법 위반(테러자금 지원) 혐의로 수배하면서 여권 무효화가 이뤄졌다.
A씨는 2023년 3월 비자 연장을 신청하러 갔다가 이러한 사실을 인지했고, 이후 11번의 난민신청 통해 국내에 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국내 체류 기간 인스타그램 8개 등 다수의 SNS 계정을 통해 아프리카 우물 사업 추진 단체 ‘Y’를 지원한다며 이슬람 난민의 사진들을 올렸다. 이어 국내·외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결제 방식을 선전, 불법 모금을 진행했다.

또 경기도 한 지역에서 축구 동호회를 직접 운영하며 자국 출신 회원들을 상대로 모금 활동을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A씨가 모은 불법 자금은 가상자산 USDT 62만6819개인데, 검거일 기준 단가 1520원을 적용면 한화 약 9억5276만원으로 국내에서 밝혀진 테러 자금 모집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모금액은 KTJ와 하마스의 가상지갑으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이외에도 SNS에 “알라신이 원하신다면 이슬람에 반대되는 모든 것과 싸우는 것이다. 알라신을 위해 우리 같이 지하드(성전)를 하자”는 선동 구호를 게시하며 이슬람 극단주의를 전파했다.
KTJ(카티바알 타우히드왈 지하드여단)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 타도와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목표로 2014년 만들어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다. UN, 러시아, 우즈벡 등은 이들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주의 정당이자 준군사조직으로 미, EU, 영국 등에서 테러단체로 지정한 급진전 이슬람 원리주의 성격의 단체다.
경찰은 국정원, 미국 FBI와 공조를 통해 A씨 소재지를 특정 지난 16일 A씨를 안성시 모처에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추가 모금한 가상자산이나 현금을 파악함과 동시에 공범 검거를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수일 앞으로 다가온 경주 APEC 회의와 관련된 자금 지원 등 잠재적 위해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확인, 사건의 모든 가능성과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