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계에서 가장 기묘하고 악명 높은 식물 중 하나를 보고, 심지어 냄새까지 맡아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시체꽃’으로 널리 알려진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Amorphophallus titanum)이 현재 샌마리노에 위치한 헌팅턴 라이브러리에서 개화 중이다. 하지만 서둘러야 한다. 이 꽃의 개화 기간은 단 24~48시간에 불과하다.
이번에 꽃을 피운 식물은 ‘그린 보이(Green Boy)’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주색을 띠는 중심 기둥이 유독 녹색인 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린 보이’는 지난 2021년 마지막으로 개화한 이후, 다시 한 번 보기 드문 장관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큰 관심을 끌까? 이유는 간단하다.
무려 6피트에 달하는 이 열대 식물은 썩은 고기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이 악취는 단순한 쇼맨십이 아니라, 야생에서 파리나 딱정벌레처럼 부패물에 끌리는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이 때문에 ‘스팅키 플랜트(Stinky Plant)’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 거대한 꽃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서부의 열대우림이 원산지로, 현재 야생에서 1,000개체 이하만 남아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개화 주기도 매우 불규칙해, 어떤 개체는 수년에서 수십 년에 한 번 꽃을 피우기도 한다.
헌팅턴 식물원은 1999년 이후 미국 서부에서 가장 많은 시체꽃 개화 사례(총 28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린 보이’는 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관람은 식물원 운영 시간(오전 10시~오후 5시) 동안 가능하며, huntington.org/corpse-flower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헌팅턴의 식물학 팀은 이번 개화를 보존 교육의 기회로 삼고 있다.
직원들은 손으로 꽃가루를 수정시키고 씨앗을 채집해 다른 기관과 공유, 온실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야생에서도 종 보전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시체꽃은 정말 냄새가 고약하다. 하지만 그만큼 놀랍고, 독특하며, 보기 드문 진귀한 광경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 개화는 수년 후일 수도 있다.
호기심을 챙겨서 방문하되, 콧집게도 함께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는 익살스런 추천도 이어졌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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