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17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4일 공개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를 인용, 러시아의 3월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이 하루 60만 배럴 증가해 2020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석유 수출로 127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서방 국가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에너지를 포함해 여러 경제 제재를 가했다. 특히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원유와 정제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수출이 급감했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중국와 인도 등 ‘유럽 고객’을 대체할 구매자들을 찾았다.
IEA는 다만 수익은 1년 전보다 43% 줄어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서방 제재로 ‘제한된 고객’에게 ‘더 싼 값’에 팔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석유 수출 수익 감소로 올해 1분기 2조4000억 루블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수치다. IEA에 따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는 재정의 약 45%를 석유 및 가스 수출에 의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IEA는 석유수출구기구(OECD)와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 감산은 올해 하반기 석유 부족을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IEA는 감산으로 3월~12월 세계적으로 하루 40만 배럴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체적으로 수요는 하루 200만 배럴 증가한 1억200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은 하루 120만 배럴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봤다. 석유 부족은 이미 성장 둔화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OPEC+는 이달 2일 원유 생산량을 하루 166만 배럴 줄일 것이라고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사우디 측에 따르면 감산은 5월에 시작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더해진 추가 조치다.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추가 감산 발표 후 8.6% 가까이 뛴 배럴당 87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