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차별 조항에 대해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프랑스 측이 25일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고위 당국자는 마크롱 대통령의 내주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인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나만의 IRA를 하라’는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대화에서 유럽인으로서 우리에게 필요한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첫 국빈 방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으로선 지난 2018년 4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두 번째 국빈 방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식 일정 전인 오는 29일 저녁 도착한 뒤 이틀 간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12월2일 뉴올리언스로 이동할 계획이다.
IRA는 녹색 경제 전환을 촉진하는 법이지만 북미산 전기차, 배터리 등에만 세금 공제 및 보조금 혜택을 주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한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관련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입법 성과 중 하나인 IRA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유럽산에 대해 차별 조항의 ‘예외’를 허용하길 원하고 있다.
프랑스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에게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특정 유럽 산업 분야를 ‘예외’로 두는 것”을 상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IRA과 유사한 ‘유럽산 구매법'(Buy Europe Act)을 공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보조금 경쟁과 무역 분쟁을 야기할 수 있어 유럽연합(EU) 내에서 독일, 네덜란드 등이 반대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엔 장관들과 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대규모 대표단이 동행한다. 일정엔 원자력과 우주 협력에 관한 회담도 예정돼 있다.
한편 EU 통상 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무역 분야 회의에서 IRA이 EU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내달 5일 미국에서 열리는 미-EU 무역기술위원회(TTC) 3차 회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프랑스 자동차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자동차 외에 다른 분야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