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에 주방위군을 투입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배경에는 엔비디아·오픈AI 등 주요 실리콘밸리 CEO(최고경영자)들의 적극적인 설득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관계자, 대니얼 루리 샌프란시스코 시장,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 CEO들과의 잇따른 전화 및 문자 교신 끝에 지난 23일 “연방군을 통한 법집행 강화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논의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참여했으며,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루리 시장과 트럼프의 25분간 통화를 주선하고 “연방군 투입은 지역 경제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산업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의 회복세를 저해하고, 나아가 미국 전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논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로스앤젤레스·워싱턴·시카고·멤피스 등지에 주방위군을 파견한 바 있고, 샌프란시스코 역시 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수차례 시사했다. 그러나 이 구상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 10일 베니오프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도시 범죄 억제를 위해 주방위군 투입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직후였다.
베니오프는 이후 이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했다. WSJ에 따르면 그는 19일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세일즈포스의 연례 행사인 드림포스가 안전하게 마무리된 것을 보고, 도시 치안이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샌프란시스코로 갈 것”이라며 군 투입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루리 시장실에는 “군 투입이 대규모 시위와 도시 기능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역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의 우려가 빗발쳤다. 루리 시장은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와 공개적 대립을 피하며, 이번 사안에서도 백악관 내 실리콘밸리 인맥을 적극 활용했다.
WSJ에 따르면 황 CEO는 루리 시장의 연락처를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며 “시장의 설명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권유했고, 올트먼 CEO 역시 루리 시장의 인수위원회 멤버로 참여했던 만큼 같은 취지의 입장을 조언했다. 베니오프는 앞선 발언으로 지역 정치인 및 투자자들과 관계가 흔들린 상태에서 다시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 게시물과 기자회견에서 “젠슨 황, 마크 베니오프, 다른 이들, 그리고 루리 시장과의 통화 덕분에 샌프란시스코 군 투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루리 시장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대통령에게 시민들에게 전한 메시지와 같은 말을 했다”며 “샌프란시스코 관광객이 돌아오고, 건물이 재임대·매입되고 있으며, 근로자들이 사무실로 복귀하고 있다. 하지만 군대나 무장 이민 단속 병력이 도시에 들어오면 회복세가 꺾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