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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 5월부터 본격화”…최악상황 땐 70% 더오른다

국제유가 100달러 재돌파…"130~140달러 갈수도" "전면전으로 가는 최악 상황땐 174달러까지 상승"

2026년 05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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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차이나타운 지역의 한 주유소 실제 모습. 3월 25일 공개된 이 사진과 함께 “만약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10달러를 넘기면, 저 LED 가격판에 표시 자체가 가능하겠느냐”는 반응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출처 X @MattSeedorff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5월부터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국내 석유제품은 물론 각종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10원을 넘어섰다. 중동사태 이전인 지난 2월 말(1693원)보다 18% 이상 오른 수준이다.

자동차용 경유 가격의 경우 시중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해 전쟁 이전보다 25% 가량 뛰었다.

석유제품 가격은 지난 3월 13일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3월27일 고시된 2차 최고가격이 210원 인상되자 상승세로 전환했다.

정부가 상한선(보통휘발유 1934원, 자동차용·선박용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을 통제하고 있어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이지만,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최고가격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크다.

중동 전쟁 전 배럴당 65 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는 두 달 만에 60% 이상 급등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미 서부텍사스유(WTI·105.07 달러), 브렌트유(110.40 달러), 두바이유(104.44 달러)가 모두 배럴당 100 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4월 말부터 유가 상승 압력이 급격히 커졌다.

전쟁 3개월차를 맞는 5월 이후에는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5월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14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2개월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 등으로 국제 원유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재고 감소로 인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후 지난 60일간 5억~6억배럴가량의 원유 공급 차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원유 재고 감소에 따른 공급 차질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할 경우 ‘오일 쇼크’와 같은 충격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달 발표한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시나리오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17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또 KIEP 미국이 이란 에너지 시설을 피격하는 등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74 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70% 가까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던 최고가격제가 향후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들의 손실을 재정에서 보전한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이를 위한 예비비를 약 4조2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3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정유사 손실액은 2조~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손실을 어느 정도나 보전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어느 시점에는 최고가격제의 중단 또는 점진적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고가격제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을 억제해 물가 전반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1차 최고가격제가 적용된 마지막 주인 3월 4주 차의 가격 인하 효과는 보통휘발유 리터당 약 460원(20.2%), 자동차용 경유 916원(33.5%), 실내등유 552원(26.8%)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1차 최고가격제는 3월 소비자물가를 0.4~0.8%p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최고가격제를 유지하면 수요가 억제되지 않는 등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고, 중단할 경우 갑자기 시중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앞서 헝가리는 지난 2021년 유가가 급등하자 가격상한제를 시행했지만 수요가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 1년여 만에 중단했다. 파키스탄은 2022년 2∼5월 석유 가격을 동결했다가, 해제 직후 휘발유 가격이 66%나 급등하는 혼란을 겪었다.

유가가 오르면 1차적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산비가 높아져 대부분의 공산품과 농축수산물, 서비스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5월 이후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수입물가과 생산자물가가 순차적으로 오르면서 1~3개월 후에는 소비자물가도 급등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의 투자은행(IB)인 나틱시스는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2.1%에서 올해 4.2%로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 중동 전쟁이 종전되더라도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려도 석유 생산량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전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6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며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풀리더라도 이미 많은 생산시설이 파괴돼 재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유가는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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