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현지시간) 지중해를 항해하던 영국 항모 퀸 엘리자베스호에서 이륙을 시도하던 F-35 제트기는 갑판 활주로 끝에서 고꾸라져 순식간에 바다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외신에 따르면 이 순간을 포착한 새 영상이 트위터를 통해 유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조종사는 전투기가 추락하기 몇 초 전 ‘좌석 사출’로 비상 탈출에 성공했지만, 낙하산 줄이 갑판 끝에 걸리는 바람에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가 헬리콥터로 구조됐다.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온라인에 영상이 떠돌고 있는 걸 알고 있다. 아직 사고 원인에 관해 언급하기엔 이르다. 국방부 사고조사위가 예비 조사결과를 절차에 따라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고 영상은 영국해군 출신 국방 평론가 세브 해가트가 오늘 트위터에 공개했다.
항모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찍힌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불투명하다.
영국 공군 조종사 출신 앤디 네더우드는 트위터에 “길게 보면 사고 자체보다 사고 영상 유출이 더 심각한 문제”라며 우려했다.
전투기가 이륙하기 전 비가림 덮개가 제대로 벗겨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덮개가 F-35 스텔스기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종사가 이를 알아채고 이륙을 멈추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고 영상을 보면 전투기는 활주로 끝에 다다를 때까지 제대로 가속을 못하는데 기체 결함 탓인지 조종사가 기체를 멈추려 한 탓인지 불명확하다.
또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항모 선수에 충돌해 손상을 입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해군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은 기체를 러시아가 탈취하기 전에 확보하려고 미국과 공동 작전을 펼치고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의 레이다, 센서 등은 1급 기밀에 속한다.
이번 사고는 영국 공군 F-35 편대의 2000여 회에 걸친 이착륙 훈련 중 처음 발생한 것이다. ‘번개’로 불리는 F-35는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한 5세대 전투기이다.
하지만 F-35는 많은 결함이 보고됐고, 2015년 모의 전투에선 1970년대에 설계된 구세대 F-16전투기에 격추돼 망신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