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첫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출시 초기 ‘너무 매워서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불닭볶음면을 찾는 사람들은 꾸준히 늘었고, 삼양식품은 이 제품을 장수브랜드로 키웠다.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끈 배경에는 유튜브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빼놓을 수 없다. 불닭볶음면은 유튜브에서 한 번쯤 도전했거나 도전해봐야 하는 ‘K-푸드’의 아이콘으로 평가 받는다.
삼양식품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이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한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만큼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중독성 강한 매운만 인기↑
불닭볶음면은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출시됐다.
2011년 김 부회장은 우연히 방문한 명동 소재 음식점에서 젊은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매운맛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고, 더 매운 맛을 느낄 수 있는 라면 개발에 착수했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매운맛을 찾는다는 목표 아래 김 부회장은 마케팅 부서와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전국 유명 불닭, 불곱창 맛집들을 일제히 탐방했다.
위가 약한 연구원들은 매일 계속되는 매운맛 시식에 약을 복용할 정도였다. 이런 노력 끝에 불닭볶음면은 2012년 4월 출시됐다. 개발에만 약 1년이 소요됐고 매운소스 2t과 닭 1200마리가 투입됐다.
출시 초기 국내 매출은 월 7~8억원 정도였지만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3달 만에 월 매출은 2배로 증가했다. 출시 1년에는 월 3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소비자 니즈 고려한 확장 제품도 대성공
불닭볶음면의 인기와 함께 선보인 치즈불닭볶음면, 불닭볶음탕면, 커리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의 확장 제품도 인기를 끌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상에서는 매운 맛을 완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조합이 입소문을 타며 불닭볶음면과 부재료(스트링 치즈, 참치, 계란 등)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가 등장했다.
삼양식품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레시피를 불닭볶음면에 적용키로 했다. 불닭볶음면에 크림소스를 섞어 먹으면 맛있다는 소비자 레시피에 착안해 2017년 12월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대표적이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은 기존 불닭볶음면 액상 스프에 모짜렐라 치즈 분말, 크림맛 분말, 파슬리 가루를 넣어 크림파스타맛과 비슷하게 맛을 냈으며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한번쯤 도전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은 대성공을 거뒀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출시 이후 3개월간 3600만개가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2018년 5월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정식 제품으로 출시되며 불닭브랜드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로제불닭볶음면까지 선보였다. 로제소스는 토마토 소스에 우유와 크림을 섞지만 K-로제 소스는 토마토소스 대신 고추장을 넣어서 즐긴다는 점을 제품에 반영했다. 로제불닭볶음면은 꾸덕함과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이외에도 오리지널 불닭볶음면의 풍미는 그대로 담았지만 맵기는 절반 수준으로 낮춘 러블리핫불닭볶음면 등도 출시했다. 불닭볶음면이 매워서 잘 먹지 못했던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불닭 브랜드
불닭브랜드는 삼양식품의 수출 일등공신이다. 회사의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이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할 정도다.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 성공에 힘입어 매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갱신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불닭볶음면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은 유튜브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이다. 영국 남자로 유명한 유튜브 스타 조쉬가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영상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Fire Noodle Challenge’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해외 유명 유튜버들은 앞다퉈 불닭볶음면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했고 매운맛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에 해외 네티즌들은 열광했다. 현재는 누구나 한 번쯤은 시도해야하는 도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유튜브에 ‘Fire Noodle Challenge’를 검색하면 100만개 이상의 영상이 검색될 정도다. 해외 시장에서의 불닭브랜드 인기 비결에 대해 삼양식품은 ▲할랄 인증을 통한 무슬림 공략 ▲불닭브랜드 확장 ▲해외사업 강화 등을 꼽았다.
1969년 한국 라면을 베트남에 수출한 삼양식품은 현재 전 세계 90여개 국가에 진출했다. 2012년 4월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2016년부터 수출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
2015년 3000억원 대에 머물렀던 매출은 2019년 5435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648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는 64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매출액 7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