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카운티의 노숙인 지원 비영리단체가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단체 대표가 자신이 소유한 영리업체에 17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노숙인을 위한 공적 자금이 사실상 대표 개인 회사로 흘러 들어간 셈이어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LA 카운티 노숙인 지원 비영리단체 ‘어 스텝 투 프리덤(A Step to Freedom)’은 최근 3년 동안 최고경영자(CEO) 케냐 크룸이 소유한 두 개의 식사 제공 업체에 170만 달러 이상을 지급했다.
어 스텝 투 프리덤은 2018년 약 20명 규모의 쉼터 운영으로 시작했지만,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급성장해 2024년에는 6개 임시주거시설에서 약 200명의 노숙인을 지원하는 단체로 확대됐다. 연간 수입도 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단체 규모가 커지는 동안 대표 개인이 소유한 영리업체가 주요 계약을 독점했다는 점이다.
크룸 대표는 자신이 두 업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 회사에서는 연봉 10만 달러를 받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외부 업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하루 세 끼 식사와 간식을 제공했다”며 계약이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세청(IRS) 세금 신고 과정에서 자신의 회사와의 거래 관계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단순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비영리단체 전문가들은 대표가 자신의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영리단체는 공익을 위해 운영돼야 하지만, 영리기업은 이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대표가 양쪽을 동시에 통제하면 객관적인 계약과 공정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LA 카운티도 조사 결과 크룸 대표의 업체인 ASF Solutions와의 계약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카운티는 승인되지 않은 업무에 대한 지급도 확인했다며 단체 측에 8만2,800달러를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현재까지 공금을 횡령하거나 사기 행위를 저질렀다는 형사 혐의는 제기되지 않았다.
입주자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일부는 식사가 충분하고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지만, 다른 입주자들은 음식이 마르고 맛이 없었으며, 때로는 식사량이 부족했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들은 비영리단체가 대표나 임원과 관련된 업체와 계약할 경우에는 반드시 독립적인 이사회가 외부 업체와 가격과 서비스 수준을 비교하고, 계약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가 내부 인사의 영리기업과 거액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LA 카운티의 보조금 관리와 감독 시스템에도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