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시의 올해 연례 노숙자 실태조사에서 노숙자 수가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증가 원인으로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과 경제정책을 지목했지만, 일각에서는 수년간 지적돼 온 노숙자 예산 관리 부실과 행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먼저 져야 한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LA타임스가 관련 자료를 확인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LA시의 노숙자 수는 전년보다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식 조사 결과는 24일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LA시 노숙자가 약 4만4,000명, LA카운티 전체 노숙자는 약 7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전년도보다 3.4%, 4% 감소한 수치로, 당시 배스 시장은 이를 주요 성과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감소세가 멈추고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배스 시장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배스 시장은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노숙자 증가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돌렸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개솔린과 식료품, 임대료 등 생활비를 상승시켜 더 많은 가정을 경제적 위기로 내몰았고, 사회안전망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방정부가 지난해 주택 지원 예산을 50% 줄이면서 LA시에서만 약 7,000만 달러의 지원금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우리는 2년 연속 역사적인 수준으로 노숙자 수를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연방 및 주정부 차원의 정책 변화와 예산 삭감으로 새롭게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의 증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배스 시장은 2022년 취임 직후 노숙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약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거리 노숙자를 임시 거주시설로 옮긴 뒤 궁극적으로 영구 주택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배스 시장은 지금까지 약 6,000명을 거리에서 보호시설로 이동시켰고 수천 명이 추가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120곳이 넘는 노숙자 텐트촌을 정리했으며, 전체 노숙자 수는 2023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11% 감소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스 시장의 성과 주장과는 별개로 노숙자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LA시와 LA카운티의 노숙자 지원 업무를 맡아온 LA 노숙자 서비스국(LAHSA)은 최근 수년간 예산 집행과 관리 감독 부실 문제로 잇따라 감사와 조사를 받았다.
감사에서는 수억 달러 규모의 예산 사용 내역을 제대로 추적하지 못했고,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등 회계 관리와 책임성 부족 문제가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감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으며,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문책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배스 시장 역시 “감사와 법원 판단을 통해 시민들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자금 추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지급도 지연됐으며 시민들의 신뢰도 무너졌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망가진 시스템을 더 이상 옹호하지 않겠다”며 “관료주의가 아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중심에 두고 결과와 투명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어떤 LA 시민도 거리에서 잠을 자서는 안 된다”는 배스 시장의 발언에 공감하면서도, “어떤 LA 시민도 노숙자 문제로 자신의 주거 환경과 안전을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며 시 정부의 보다 실질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배스 시장은 오는 11월 본선거에서 LA시의원 니디아 라만과 맞붙어 재선에 도전할 예정이다. 이번 노숙자 통계는 선거를 앞두고 배스 시장의 대표 정책인 노숙자 대책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