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웬디스(Wendy’s) 매장 314곳을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웬디스 브랜드의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쇠고기 가격을 비롯한 원가 상승과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미국 최대 규모의 웬디스 가맹업체 중 한 곳까지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 본사를 둔 메리티지 호스피털리티 그룹(Meritage Hospitality Group)은 지난 17일 미시간 서부 연방파산법원에 연방 파산법 챕터11에 따른 자발적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메리티지는 이날 발표에서 이번 절차의 목적이 재무구조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자본 구조를 마련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티지는 현재 아칸소와 플로리다, 미시간, 오하이오, 텍사스, 버지니아 등 15개 주에서 웬디스 매장 314곳을 운영하고 있다. 웬디스 외에도 보장글스(Bojangles) 1곳과 자체 브랜드 매장 5곳을 운영 중이다.
직원은 약 9,000명이다.
이번 파산 신청이 웬디스 매장 314곳의 즉각적인 폐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메리티지는 법원의 승인을 전제로 구조조정 기간에도 매장 운영을 계속하고 직원들의 임금과 복리후생도 중단 없이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산 신청 이후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서도 납품업체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메리티지 레스토랑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이 웬디스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수년간 웬디스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준 압박이 회사의 재무 상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메리티지는 지난 1년 이상 금융기관 및 웬디스 본사와 재무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해 왔으나 결국 법원의 감독을 받는 구조조정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영 악화 조짐은 이미 올해 초부터 뚜렷했다.
메리티지가 지난 5월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억3,26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1억5,450만 달러보다 약 1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060만 달러로 전년도 370만 달러 적자보다 크게 늘었고, 순손실도 960만 달러에 달했다.
회사는 당시 실적 개선을 위해 수익성이 낮은 웬디스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리티지 최고경영자 로버트 셔머 주니어는 지난 5월 웬디스의 ‘프로젝트 프레시(Project Fresh)’ 전략에 맞춰 수익성이 낮은 매장 약 60곳을 이미 폐쇄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아침 영업시간도 단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같은 조치로 연간 약 1,000만 달러의 레스토랑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메리티지의 2025년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회사가 지난 1월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2025년 연간 매출은 6억1,770만 달러로 전년 6억6,880만 달러에서 감소했다.
2024년에는 1,33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5년에는 2,290만 달러의 영업손실로 돌아섰고, 순이익 역시 800만 달러 흑자에서 2,630만 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웬디스 브랜드 자체가 최근 판매 부진과 비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점도 메리티지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CNBC는 웬디스가 최근 6개 분기 연속 기존 매장 매출 감소를 기록했으며, 쇠고기 가격 상승 등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들이 높은 외식비에 민감해지면서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경쟁 업체들과의 할인 경쟁이 거세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리티지는 구조조정 기간 필요한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DIP(Debtor-in-Possession) 금융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업으로 발생하는 현금과 함께 이를 활용해 파산보호 기간 동안 정상적인 사업 운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매일 고객을 계속 맞이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직원들은 이 사업의 중심으로 남을 것”이라며 이번 절차를 통해 재무 부담을 줄이고 가능한 모든 전략적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웬디스 본사도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개별적으로 협력하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메리티지의 파산보호 신청은 단순히 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재무 문제를 넘어 판매 감소와 식재료비 상승, 가격 할인 경쟁에 직면한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의 경영 압박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