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의 장비 사용을 제한하고 민간 이민구금시설에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등 연방 이민단속에 대한 주정부의 감독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들에 서명했다. 연방정부의 이민단속 권한과 캘리포니아주의 규제 권한을 둘러싼 법적 충돌도 다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섬 주지사는 29일 전기충격 장갑 사용 금지와 섬광·폭음 수류탄 사용 제한, 민간 구금시설 과세 및 감독 강화 등을 포함한 이민 관련 법안 패키지에 서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법 집행기관의 전기충격 장갑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다.
전기충격 장갑은 착용자가 상대방의 맨살을 접촉할 경우 강한 전기 충격을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비다.
해당 금지 조치는 내년부터 시행돼 2030년까지 유지된다. 캘리포니아 법무부는 이 장비의 안전성과 사용 실태를 조사해 주의회에 보고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최근 전기충격 장갑을 대량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직후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ICE는 지난달 전기충격 장갑 6,000켤레를 구입하기 위해 약 1,7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섬광·폭음 수류탄 사용도 제한
새 법에는 이민단속 과정에서 섬광·폭음 수류탄과 폭발성 장비의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직무 수행 과정에서 중대한 위법행위를 저지른 ICE 요원이 이후 캘리포니아 주정부 공무원이나 경찰관 등으로 채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도 마련됐다.
연방 이민단속기관이 체포나 구금, 수송 과정에서 사용하는 차량에 대한 식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과 주 소유 시설을 이민단속 작전의 집결지나 구금 장소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민간 구금시설에는 25% 세금
민간 이민구금시설을 겨냥한 규제는 더욱 강력하다.
캘리포니아에서 민간 구금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연간 총수입을 기준으로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새 세금은 2028년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이민자 법률지원과 관련 서비스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민간 구금시설의 보건·안전 기준도 강화된다.
시설 운영 기록과 내부 상황에 대한 공개 범위를 확대하고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의 감독 권한도 강화한다. 새로운 구금시설을 설치할 경우 지방정부의 조닝 절차와 주민 의견 수렴 요건도 더욱 엄격해진다.
뉴섬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뉴섬 주지사는 이번 법안 서명과 관련해 캘리포니아 내 이민단속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뉴섬은 연방정부가 캘리포니아 지역사회에서 활동할 경우에도 책임 있는 방식으로 법을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연방 이민요원들의 장비와 활동을 주정부가 직접 제한하려는 조치들은 곧바로 법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가 앞서 제정한 법집행관 복면 금지법은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 법은 연방 이민요원을 포함한 법집행관들이 공식 업무를 수행할 때 얼굴을 가리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이었지만, 연방정부는 주정부가 연방 요원의 복장과 업무 수행 방식을 규제할 권한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법원 역시 연방 요원에 대한 일부 적용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번에 새로 서명된 전기충격 장갑 금지와 섬광·폭음 장비 제한 등도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사이의 또 다른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