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갖고 태어나 제대로 걷지 못하던 새끼 기린이 특수 제작된 보조장치를 착용하고 처음으로 걷는 감동적인 모습이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CBS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월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선천적으로 무릎 관절이 가동범위 이상으로 펴지는 장애를 가진 기린 ‘시츄니’가 태어났다.
시츄니는 관절 이상 때문에 걷는 것은커녕 스스로 일어서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대로 가면 시츄니가 먹이 섭취에 어려움을 겪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동물원 관계자들은 시츄니에게 보행 교정기를 달아 줄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동물원 소속 수의사와 기린 전문가 그리고 장애인 운동선수들의 보조장치를 제작하는 에이라 미르자이안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었지만 새끼 기린의 보행 교정기를 만드는 일은 모두 처음이었다. 에이라는 언론에 “처음 들었을 때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에이라는 디자인을 위해 말을 위한 교정기를 만드는 업체와 3달간 협업을 하면서도 매일 인터넷에 들어가 하루 7시간씩 기린에 관해 공부했다고 밝혔다.
갖은 노력 끝에 디자인을 완성한 뒤 이들은 시츄니의 앞다리 본을 떠서 몸에 꼭 맞는 보조장치 한 쌍을 만들었다.
보조장치는 무릎이 과도하게 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게 설계됐으며 카본 소재로 만들어진 겉면에는 기린 무늬가 장식되어 있었다.
보조장치를 착용한 시츄니는 처음엔 수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일어났지만, 이내 적응을 마치고 사육장 복도를 껑충껑충 뛰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동물원 측은 시츄니가 보행기 덕분에 다리를 똑바로 펼 수 있게 되자, 지난 4월 다른 기린 무리가 있는 동물원 내 사파리 구역으로 시츄니를 옮겼다.
다른 기린들 사이를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시츄니늘 보며 동물원 관계자는 “한 기린의 삶을 구한 건 정말 멋진 일”이라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