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의 운영을 시작한 가운데, 머스크의 공언과 달리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로보택시는 전날 텍사스 오스틴에서 차량 10대 규모로 운영을 시작했다.
로보택시는 테슬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뒷받침하는 핵심 성장동력 중 하나로, 머스크는 이 서비스가 우버를 대체할 차세대 모빌리티의 혁신이 될 것이라 공언해 왔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월 초 저점을 기록한 후 약 50% 상승했는데 투자자들은 로보택시가 최근 판매 부진과 머스크의 정치 활동으로 타격 입은 회사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로보택시 차량은 오스틴 시내의 복잡한 교차로를 피해 정해진 구역 내에서만 운행됐다. 또 안전 요원이 조수석에 동승했는데, 이는 구글의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와의 차이점으로 부각됐다.
이번 출시 행사는 소규모로 진행됐고, 서비스는 일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에게만 제공됐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폴 밀러는 “이번 로보택시의 출시는 테슬라가 했던 약속과 경쟁사들이 이미 구현한 것에 비하면 크게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로보택시는 최근 테슬라의 판매 부진 속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핵심 프로젝트다. 테슬라는 향후 완전 자율주행 전용 로보택시 ‘사이버캡’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로보택시 서비스가 “4.20달러의 정액 요금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로보택시 관련 소식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는 신규 웹사이트를 개설했고, 이용자는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얼마나 빠르게 서비스를 확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브라이언트 워커 스미스 부교수는 “테슬라는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했음을 전혀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 댄 레비도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웨이모를 따라잡거나 능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웨이모는 현재 오스틴,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매주 25만 건의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웨이모는 앞으로 애틀랜타, 마이애미, 워싱턴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고 최근에는 뉴욕시 내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허용을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아마존이 소유한 주크스, 폭스바겐, 현대차와 협업 중인 스타트업 아브라이드 등도 오스틴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아직 대중을 상대로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