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1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 24일 트럼프 행정부가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의 집행정지 명령을 중단해 달라며 제기한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10만달러로 인상하는 정책은 계속 효력이 정지된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앞서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의 레오 소로킨 판사는 지난 6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10만달러 수수료 부과 정책이 연방법상 권한을 벗어난 조치라며 시행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법원도 이번 결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항소심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특히 대통령이 의회의 명시적인 승인 없이 사실상 새로운 세금에 해당하는 수준의 비용을 부과할 권한은 없다는 하급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번 소송은 민주당 소속 20개 주 법무장관들이 공동으로 제기했다. 원고 측은 10만달러에 달하는 수수료가 미국 기업들의 외국인 전문인력 채용을 사실상 막고, 연방정부의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주장해 왔다.
H-1B 비자는 미국 기업들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를 비롯한 전문직 외국인 인력을 채용할 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취업비자다. 매년 일반 쿼터 6만5,000개와 미국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를 위한 추가 2만개 등 총 8만5,000개의 신규 비자가 발급된다.
기존 H-1B 신청 비용은 각종 법정 수수료를 포함해 일반적으로 수천 달러 수준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10만달러로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해 기업과 이민업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이번 항소법원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본안 항소를 계속 진행할 수는 있지만,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H-1B 신청자나 고용주에게 10만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판결은 미국 내 첨단기술 기업과 의료기관, 대학 등 H-1B 비자에 의존하는 고용주들에게는 당분간 기존 비용 체계가 유지된다는 의미가 있어 외국인 전문인력 채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목 기자>



